미개봉 조개젓 식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돼 보건당국이 추가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미개봉 제품에서 검출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 간염환자 4명이 모두 서울시의 B식당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을 발견하고 24일 현장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환자들이 섭취한 것과 같은 제조사의 미개봉 조개젓 식품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들어 A형간염 환자 집단발생과 관련한 역학조사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앞선 두 사례는 개봉한 조개젓 제품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은 인천시 남동구 소재의 한마음식품 제품으로 확인됐다. 조개는 중국산이었고 유통기한은 2020년 3월 15일까지였다.
관할 지자체는 환자들이 조개젓을 섭취한 식당에 대해 조개젓 제공을 중지하도록 조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할 지자체는 A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해당 제품을 회수, 폐기할 예정이다. 또 질병관리본부 등은 환자와 식품과의 인과관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제품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A형 간염은 A형간염바이러스에 노출 된 이후 15∼50일, 평균 28일 후 증상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보통 심한 피로감,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황달이 동반되기도 한다.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소아는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경증으로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성인은 감염자의 70% 이상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할 수 있다. A형간염은 감염된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접촉하여 전파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또는 음식을 섭취하여 감염될 수 있다. 또한 감염된 환자의 혈액을 수혈 받거나, 혈액 노출되었을 때 혈액을 매개한 감염도 가능하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간염 예방을 위해서는 손 씻기, 음식 익혀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면서 “용변 후, 음식 취급 전, 환자를 돌보거나 아이를 돌보기 전 비누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손을 씻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다른 예방법으로는 예방접종이 있는데, A형간염을 앓은 적이 없거나, A형간염 면역이 없는 경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여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민호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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