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의전 업무는 현송월에 넘긴 듯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패밀리 통치’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원은 25일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을 만나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시 주석의 방북 관련 현안을 보고했다.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당시 김 부부장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국무위원들과 나란히 서서 시 주석을 맞이했다. 또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김 부부장이 맡았던 의전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어 받으면서 김 부부장 위상 변화의 증거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다만 국정원은 김 부부장의 임무와 직책 변경 여부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 방북 당시 촬영된 사진에서 김 부부장과 나란히 서 있었던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관련, 국정원은 “확실하게 넘버 2의 역할을 수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이번 시 주석 방북으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실추될 수 있었던 김 위원장의 여러 가지 부분들이 만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는 국정원의 분석을 전했다.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김 위원장을 향한 북한 내부의 불만을 어느 정도 잠재웠다는 뜻이다. 북중 정상회담 내용과 관련해 국정원은 “경제협력과 군사분야 공조 방안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식량ㆍ비료 지원 등을 협의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시 주석의 방북에 ‘국빈 방문’ 형식을 갖춘 것이 “북한을 정상국가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라고 봤다. 장쩌민, 후진타오 주석의 방북 때는 ‘공식 우호 친선 방문’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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