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에 치매 예방을 위한 ‘100세 정원’이 들어선다. ‘치유환경’ 개념이 도입된 국내 첫 사례다.
서울시는 금천구 시흥동 청담종합사회복지관 안에 885㎡ 규모의 ‘100세 정원’을 25일 개소했다고 밝혔다.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신체·사회·정서적 자극과 건강을 유도하는 치유환경이 도입된 공간이다. 예를 들어 240m 길이 산책로에 절기별 대표 꽃과 나무 100여종을 심어 오감을 자극한다. 운동기구 설치로 신체활동 유도에 나서는 한편 직접 식물 기르기가 가능한 화단, 원예치료 교실, 미술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등으로 정서적인 자극을 주는 형식이다. 타인과 소통하면서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휴게 공간도 마련했다.
240m를 하루에 5바퀴 산책하면 약 15분의 건강수명 증가 효과가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정원 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인지능력 향상과 균형 잡힌 운동으로 인한 낙상을 포함한 안전사고 예방, 불안·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 경감 효과까지 기대된다.
실제 최진영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화로 인해 감각 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다중감각을 통해 지적 자극을 주고, 스트레스를 경감시키는 자연 속에서 동료들과 같이 산보를 할 경우 고독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궁극적으로는 치매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0세 정원은 시가 노인인구와 치매 고위험군 비율이 높은 자치구를 대상으로 추진한 ‘인지건강디자인 사업’의 일환이다. 금천구 시흥동은 전체 인구 중 치매고위험군 노인 인구 비율이 13%에 달한다.
서성만 시 문화본부장 직무대행은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노인이 20년마다 2배씩 급증하는 가운데 인지건강디자인을 개발·적용해 고령화와 치매에 대비하는 정책을 확대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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