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국내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움직임, 0%대 물가상승률 지속에 소비자들의 저금리·저물가 전망이 강화된 가운데, 강남권을 위시한 서울 집값 반등 조짐에 향후 주택가격이 오를 거란 예상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0.4포인트 낮은 97.9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95.7) 이래 6개월 연속 오르며 지난 4월(101.6)엔 2003년 이래 장기평균인 기준값(100)을 회복했던 CCSI는 지난달(97.9) 3.7포인트 급락한 데 이어 두 달째 내렸다. 지수값이 100을 크게 밑돌수록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이보다 많다는 의미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소비지출전망 지수가 1포인트(109→108) 떨어졌고 나머지 5개 지수는 전월과 같았다. 소비지출전망은 6개월 뒤 가계 소비지출 규모가 현재보다 늘어날지 줄어들지를 물어 산출하는데, 9개 세부 지출항목 중 6개(의류비, 외식비, 여행비, 의료보건비, 교통통신비, 주거비)에서 ‘지출을 줄일 것’이란 응답 비율이 전월보다 늘었다.
CCSI 비구성 지수 중엔 주택가격전망(+4포인트, 93→97) 지수값의 상승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강남권 및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회복되면서 주택가격이 오를 거란 전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수값 수준은 여전히 100 이하, 즉 집값 하락을 점치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리수준전망(-9포인트, 109→100)과 물가수준전망(-2포인트, 145→143) 지수는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 금리 하락 기대가 높아진 건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등이 최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을 들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가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이 1~5월 내내 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향후 1년 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달 2.2%에서 이달 2.1%로 떨어졌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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