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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경제가 혁신성장보다 우선 아니다” 유연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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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경제가 혁신성장보다 우선 아니다” 유연성 강조

입력
2019.06.25 11:44
수정
2019.06.25 17:5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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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없어… 경제 환경따라 보완하고 우선순위 조정”

4차례나 “난 경제학자” 반복, 향후 경제문제 유연한 대처 예고

지난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인사를 하고 있는 김상조 정책실장. 류효진 기자
지난 2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인사를 하고 있는 김상조 정책실장. 류효진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25일 “공정경제를 맡아 왔었지만, 혁신성장도 동시에 중요하고 같이 가야 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뒤 이날 청와대 기자들과 만나 인사를 나눈 자리에서다. 재계 등 일각에서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김 실장이 청와대 정책실장에 발탁된 것을 두고 ‘정부의 혁신성장 기조가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정책운용에 ‘유연성’을 갖추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실장은 “저는 제도학파가 주창하는 경로의존성과 정책의 상호의존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명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제학자”라며 “공정경제의 정책만으로 지금 한국 경제가 필요로 하는 성과를 다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공정경제를 먼저 하고 혁신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기존 경제정책 가운데 우려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조정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실장은 “저는 경제학자로 어떤 문제에 대해서 선험적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시장의 경제주체들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일관성을 가져야 하지만, 또 한편으론 그때그때 경제 환경에 따라서 그 정책들의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 역시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원칙에 얽매이기보다 경제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처를 예고한 것이다.

김 실장은 자신을 “경제학자”라고 네 차례나 반복하는가 하면, 경제학자 케인즈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케인즈가 장관을 지낼 당시 의회에서 ‘왜 말이 바뀌냐’는 질문을 받으면 ‘사실이 바뀌면 나는 마음을 바꾼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환경이 바뀌면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케인즈도 그랬는데 하물며 제가 뭐라고 그렇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인텔 창업자인 앤디 그로브의 자서전을 인용해 “성공이 자만을 낳고 자만은 실패를 낳는다”며 “끊임없이 자기 혁신하는 편집증적 노력만이 생존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혹은 동결과 관련한 각계의 주문, 재벌개혁, 민주노총의 노동탄압 주장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현재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김 실장은 "제가 임명 직후 첫 지시사항은 정부의 정책고객ㆍ이해관계자와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라는 것"이라며 "언론이 가장 먼저일 것이고, 이런 만남을 통해 정부가 국민 및 언론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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