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현황’
지난해 부부가 함께 사는 가구 가운데 맞벌이를 하는 가구의 비중이 4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경기가 지속되며 외벌이로 생계를 꾸리기 버거워지자, 여성들이 적극 취업전선에 뛰어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맞벌이 가구 비중 역대 최고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체 부부 1,224만5,000쌍 중 맞벌이 부부 비중은 1년 전보다 1.7%포인트 상승한 46.3%(567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맞벌이 부부 비중은 2013년 43.3%→2014년 44.2%→2015년 44.1%→2016년 45.5%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다 2017년(44.6%) 잠시 주춤했다. 내수침체 및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갈등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린 영향이 컸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맞벌이 가구 비중이 다시 크게 반등한 것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의 배경은 복합적이다. 먼저 시간선택제 일자리, 보육 인프라 확대 등 기혼 여성이나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일ㆍ가정 양립정책이 일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중 육아나 가사 때문에 경제활동(취업 또는 구직)을 하지 않은 30대 전업주부 여성은 1년 전보다 약 7만5,000명 감소했다. 결혼ㆍ출산ㆍ육아 때문에 일을 접었다가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30대 여성이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30대 부부 중 맞벌이 부부 비중은 2.6%포인트 상승한 49.9%로 최고치였다.
여기에 중장년 여성들도 맞벌이에 적극적이다. 40대와 50대 맞벌이 비중은 각각 54.2%, 50.5%로 모두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녀 교육비와 노후 대비를 위해 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선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구의 맞벌이 비중은 44.5%에 불과했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재학할 경우 54.0%, 중학교 재학은 60.3%, 고등학교 이상 재학은 60.8%까지 점점 높아졌다.
◇취업전선 뛰어드는 독거노인
한편 지난해 1인 가구는 578만8,000가구로 1년 전보다 17만4,000가구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9.2%로 0.5%포인트 상승했다. 1인 취업자 가구(353만7,000가구)의 상당수는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37.7%) 도소매ㆍ숙박음식(20.3%) 등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65세 이상 1인 취업자 가구는 38만1,000가구로 1년 전보다 3만6,000가구(10.3%)나 늘었다. 전(全)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노후준비가 부족한 고령 1인 가구 상당수가 은퇴 이후에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일자리를 얻고 있는 셈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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