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친서 북한 반응 긍정 평가… 한반도 문제 주도권 확보 의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위기 국면 대응 협의차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길에 오르기 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질의 응답시간을 갖고 있다. AP 연합뉴스

북미간 친서 외교 재가동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 협상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8, 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및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북미간 직접 대화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란과의 갈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선을 확대하기 부담스러워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외교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이란 위기 대응을 위해 중동 방문에 나서기 앞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실무 협상 재개에 대해 “북한이 준비됐다는 신호가 있으면 우리는 말 그대로 당장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는 북한 보도를 거론하면서 “오늘 아침 북한에서 나온 발언을 보면 아마도 아주 진정한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친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중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데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도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공식 확인하면서 북미 정상간 연락이 계속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북미 실무협상 조기 재개에 대한 적극적인 기대를 표명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만족을 표시했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볼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한 바 있다.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방북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무역 담판에서 대북 카드를 지렛대로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도 북미 직접 대화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란 위기 상황이 고조된 것도 미국의 북한 대응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으로선 이란에 이어 북한 핵 문제까지 악화하는 것이 부담인 데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 노선이 군사 충돌이 아니라 경제 제재를 통한 외교적 해법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더욱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거론하면서 이란과도 조건 없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북한이 거론한 ‘흥미로운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미국이 북한을 협상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어떤 카드를 쓸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어 유연성의 실질적 내용과 폭에 따라 북미 협상의 조기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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