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도 정부와 대립… 교육부 vs 교육청 법정공방 불가피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24일 전북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산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교육부가 전북도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취소 결정에 ‘부동의’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 예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자사고 취소를 둘러싼 법적 다툼에서 법원이 모두 교육부와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전례를 비춰볼 때, 김 교육감이 꺼내든 초강경 카드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필요한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산고 재지정 평가가 사실상 ‘폐지’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음을 자인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교육감은 24일 전북도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육부 장관이 전북도교육청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부동의가 이뤄진다면 권한쟁의심판 절차에 들어가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기류를 보이면서 교육부의 부동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사실상 교육부와의 법적 다툼을 예고한 것이다.

전북도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여부를 놓고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이 3선인 김 전북교육감은 취임 직후인 2010년 8월, 전임 교육감 임기 말(2010년 6월)에 자사고로 지정된 군산 중앙고와 익산 남성고에 대해 “해당 학교법인 측의 법인전입금 기준이 충족되지 않았고 납부 계획이 불확실하다”는 이유 등을 대며 지정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측은 법원에 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학교 측이 승소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대해 내린 시정명령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를 각하 조치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이번에도 법적 다툼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상산고 1학년에 자녀가 재학 중인 배훈천(50)씨는 “교육부 동의 절차에 대해 승복하지 않겠다는 말은 스스로 상산고를 폐지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평가했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 아니냐”며 “안 그래도 일부 단체들이 상산고를 향해 ‘특권교육’ ‘귀족학교’라고 낙인 찍는 통에 학생들도 상처 받고, 학교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물론 자사고 지정ㆍ취소의 최종 권한이 교육부와 교육청 중 어디에 있느냐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2014년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를 놓고 교육부와의 소송을 벌일 당시 이 논쟁이 처음 불거졌다. 당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제5항에 ‘교육감이 자율형 사립고의 지정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미리 교육부장관과 협의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었는데, ‘협의’의 의미가 ‘동의’인지 ‘자문’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결국 교육부가 다음해 시행령 문구를 동의로 개정해 명시하면서 일단락됐지만, 논쟁은 진행형이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교육자치 정신에 입각해서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의 최종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하라는 게 협의회의 지속적인 요구”라고 말했다.

상산고의 지정 취소 결정에 동의를 하든 부동의를 하든 후폭풍이 뻔한 교육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내부적인 방침을 정해놓고 심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정의 공정성을 지켜나가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전북도교육청 쪽에서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 신청서가 넘어올 경우 ‘특목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어 심의, 최종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울산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은 이날 각각 현대청운고와 포항제철고, 김천고 모두 운영성과를 평가한 결과 기준을 넘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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