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고 첫 여자농구팀 창단식… 코칭스태프 전원 여성으로 꾸려져
에이스 구슬 “회식 메뉴 돼지에서 소로 바뀐 것 보며 구단 지원 체감”
부산 지역 최초로 탄생한 여자프로농구 신생 팀 BNK 선수단이 24일 부산 진구 롯데호텔에서 창단식을 열고 농구 팬들과 ‘썸’ 탈 준비를 마쳤다.
코칭스태프 전원을 여성으로 꾸린 BNK는 이병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와 방열 대한농구협회장,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지완 BNK 그룹 회장, 이두호 BNK 캐피탈 대표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홈ㆍ원정 유니폼과 구단 엠블럼, 마스코트 등을 공개했다.
이날 야심 차게 준비한 행사는 선수들이 직접 유니폼을 착용하고 선 무대였다. 홈 유니폼은 붉은 색 상의에 검은 색 바지, 어웨이 유니폼은 흰색 바탕에 붉은 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공식 석상에서 처음 유니폼을 선보인 선수들은 어색해 할 것처럼 보였지만 예정에 없던 개성 넘치는 포즈를 취해 박수를 받았다.
유영주(48) BNK 감독은 “선수들이 예쁜 유니폼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벌써부터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5명이 유니폼을 입고 무대에 섰을 때 ‘이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에 소름 끼쳤다”고 밝혔다. 팀의 에이스로 주목 받고 있는 구슬(25)은 “유니폼을 입으니까 (새 출발을 한다는) 실감이 난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이런 창단식은 처음인데,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WKBL이 위탁했던 OK저축은행을 인수해 창단한 BNK는 선수단에 아낌 없는 지원을 약속했고, 실제 4월말부터 소집 훈련을 시작한 선수들도 구단의 지원에 만족스러워했다. 구슬은 “작년 회식 때는 돼지고기를 먹었지만 올해는 소고기를 먹는다”고 웃었다. 유 감독은 “한 끼에 7,000원짜리 식사를 먹다가 숙소에서 2만원짜리 출장 뷔페를 먹는다”면서 “선수들에게 지원을 받는 만큼 부담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7월 일본 전지훈련, 8월 박신자컵 대회 출전 등으로 실전 경험을 쌓고 10월 개막하는 2019~20시즌에 뛰어드는 BNK의 목표는 ‘봄 농구’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 시절엔 4위로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에 초대 받지 못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별 생각 없이 ‘봄 농구’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려면 훈련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일단 나도 선수들과 같은 목표를 잡겠다”고 했다. 주장을 맡은 정선화는 “지난 시즌 선수들과 코트에서 소통이 잘 안 된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 많이 소통해야 한다”며 “최윤아, 양지희 코치님의 섬세한 지도로 선수들 개인 기량이 향상된 게 눈에 보인다. 준비를 잘해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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