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농업기술센터 엄영달 소장
28일까지 센터 대강당에서 진행
33년간 농업분야에 재직해 온 공직자가 사진전과 함께 사진집을 펴내는 것으로 퇴임식을 대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시농업기술센터 엄영달(59) 소장.
오는 30일 퇴임을 앞둔 엄 소장은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 일정으로 부산 강서구 센터 대강당에서 사진전 ‘나는 농민이다’를 열고 있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농업을 알리기 위해 다섯 번의 개인전시를 가졌지만 정작 농민을 주제로 한 사진은 없었다”면서 “사회가 발전하면 할수록 농업이 소외되는 것이 안타까워 퇴임 전 마지막 전시 주제를 농민으로 정하고, 그들의 삶과 애환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작목별 농민 14명을 1년간 촬영한 기록사진 70점을 선보인다. 한 명당 5장의 사진으로 구성했으며, 특히 평상복을 입은 농민을 흑백으로 촬영한 사진이 시선을 끈다.
엄 소장은 “농민들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묵묵히 자기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평범한 사람임을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처럼 그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농업이 영원한 생명산업임을 인지하고,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사진전과 함께 시ㆍ사진집 ‘사진, 글을 품다’도 출간했다. 180쪽 분량의 시ㆍ사진집에는 15년간 영광예술문화원과 복지관 등에서 재능기부 강연을 하며 묻고 답한 내용을 중심으로 좋은 사진에 대한 사진전문가로서의 식견도 실었다.
“인생 1막을 정리하고 2막의 도약을 꿈꾸며 책을 내게 됐다”는 엄 소장은 경상대 농업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경남 창원시 의창군 농촌지도소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사진을 접하게 된 그는 틈틈이 시간을 내 경성대 사진학과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인재개발원과 농촌진흥청, 복지관 등에서 15년간 재능기부를 해왔다.
엄 소장은 “은퇴 후 사진갤러리 겸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면서 “그곳에서 사진 전시와 판매, 무료 강연 등을 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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