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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 현금 환급 유혹에 ‘초짜’ 300여 명이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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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 현금 환급 유혹에 ‘초짜’ 300여 명이 낚였다

입력
2019.06.2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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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들 범죄수익 수억 원 유흥으로 탕진 

허위 도박사이트 운영단 조직도. 서울 혜화경찰서 제공
허위 도박사이트 운영단 조직도. 서울 혜화경찰서 제공


베팅이 불가능한 허위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사이버도박 초보들에게 수억 원을 뜯어낸 20대 청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범죄수익금을 죄다 유흥으로 탕진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도박사이트를 열고 홍보 문자를 발송한 뒤 보증금 명목으로 4억5,000여 만원을 가로챈 문모(23)씨 등 일당 9명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중 문씨와 동갑내기 친구 장모(23)씨, 김모(23)씨 등 5명은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총책 문씨는 지난 2월 장씨 및 김씨와 함께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리고 도박사이트를 열었다. 문씨가 사이트 개설 및 운영을 주도했고 장씨는 자금관리, 김씨는 대포통장 구입, 정모(20)씨 등 2명은 현금인출 역할을 맡아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들은 다른 도박사이트에 가입된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구매해 무작위로 홍보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고 사이트에 가입한 이들에게는 “가입 이벤트 당첨으로 적립된 포인트를 바로 현금으로 환급해야 하니 보증금부터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수법으로 300여 명에게 4억5,000여 만원을 뜯어냈다. 여러 번에 걸쳐 보증금을 입금한 피해자의 경우 피해금액이 5,000만원에 달했다.

조사 결과 문씨 등이 운영한 도박사이트는 애초에 베팅이 불가능한 허위 도박사이트였다. 여러 개의 인터넷 주소를 사용해 한 쪽이 막히면 다른 쪽을 여는 식으로 사이트가 운영됐다. 도박사이트 이용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자들이 주로 피해를 당했다.

문씨 등은 필리핀 세부에 머물며 현지 카지노에서 거액을 날리는 등 범죄수익 대부분을 유흥과 도박으로 탕진했다. 일당 중 한 명은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해 사례가 수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는 고작 13건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도박을 하려다 사기를 당했기 때문에 신고를 꺼리고 있다”며 “피해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바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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