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인용…“북, 김정은 친서 읽는 장면 공개는 잘 기획된 연출, 메시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2월 27~28일) 결렬 직후 공식 석상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노이 회담 이후 “인민들은 굶주리고 있는데 나는 경치 좋은 곳에 여행 가서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자책했다는 것이다. 회담 후 북미관계가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으로 해석된다.

다만 오는 27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미 양국 정상이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이 공개되는 등 다시 양국관계에 훈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보전문가 출신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고 받은 친서를 언급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방문, 미국 측 한반도 정보 관계자 등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북한이 영변에 대해 몇 개의 시설을 더 과감하게 공개하고 미국 전문가와 사찰하는 것을 통 크게 개방하면서 미국은 한발 물러서 유연하게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이 오고 가지 않았을까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김 위원장이 집무실에서 안경을 끼고 진지한 표정으로 트럼프의 친서를 읽는 장면을 23일 공개한 북한 관영 매체 보도에 주목했다. 양국이 친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는 장면이 사진으로 공개됐고, 이 사진에서 김 위원장이 밑줄을 그은 부분이 얇은 편지지에 비쳐 나타나는 대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편지를 쓴 미국 측은 이 보도를 보면서 김 위원장이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파악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북한이 굳이 그 장면을 공개한 것은) 매우 잘 기획된 연출이자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강경했던 북미 정상들이 이렇게 대화 무드를 조성하는 이유는 “하노이 결렬에 대해 북미 양 지도자가 굉장히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라고 김 의원은 분석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 직후 김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인민들이 굶주리고 있을 때 나는 경치 좋은 곳에 여행이나 가서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눈물까지 흘렸다는 소리를 정통한 소식통에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부의 상황도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이번에 미국 가서 가장 놀란 건 대북 정책에 대해 트럼프와 야당인 민주당 간에 그다지 갈등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반대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신중하게 점진적으로 접근해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민주당 주도로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미 하원 결의안을 추진한 게 대표적이다. 일괄 타결론으로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유연한 대북 접근을 표방한 것도 고무적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G20 회의 후 방한하면서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과 깜짝 만남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일본 언론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북한 문제만 나오면 세상에 믿을 수 없는 존재가 일본 언론”이라면서 “너무 나간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례도 없고, 경호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만난다고 해도) 접경지역이나 판문점 인근 정도로 족하지 트럼프 대통령이 DMZ 안에 군복을 입고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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