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행성' 화성의 대기에서 미생물의 흔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례적으로 높은 농도의 메탄(CH₄)이 검출됐다.
메탄은 지구에서 주로 미생물이 내뿜어 생명체의 존재를 나타내는 가스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기 중에서 메탄이 포착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여서 과학자들은 아직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는 지난 19일 화성의 게일 크레이터 대기에서 레이저 분광기로 메탄 농도를 측정해 이튿날 지구로 전송했다.
메탄 수치는 21ppb. 1ppb는 10억개 중 1개를 의미하는 미량함유 물질 농도 단위로 흔히 사용되는 ppm의 1천분의 1 수준을 나타낸다.
이는 큐리오시티가 지난 2012년 화성에 도착해 아예 없거나 1ppb 미만으로만 검출되던 것이 2013년 7ppb로 치솟아 몇 달씩 지속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당시의 3배에 달한다. 지구에서는 대기 중 메탄 농도가 1천800ppb에 달하며 이중 90~95%가 생명체 활동이나 사체가 부패하면서 나온다.
메탄을 통해 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려는 노력이 진행되면서 큐리오시티의 측정치가 나오기 전에 이미 지상 망원경과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궤도선 '마즈 익스프레스(Mars Express)' 등을 통해 메탄이 확인됐지만 모두 한계점에 가까운 것이어서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NASA는 이번에 큐리오시티의 메탄 측정치를 받고 내부 논의 끝에 큐리오시티에 다른 예정된 임무를 미루고 메탄 수치에 대한 추가 확인 작업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른 결과는 이르면 24일 중에 지구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NASA는 메탄 농도가 이례적으로 높게 측정된 것은 인정했으나 아직 생명체 흔적으로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메탄은 주로 메탄생성 미생물을 통해 형성되지만, 생명체 없이 지열 작용만으로도 생성될 수 있다. 또 대기 중 메탄은 태양 빛과의 화학작용으로 수백 년 만에 분해되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의 생명체 흔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수십억년 전 형성된 뒤 땅속에 갇혀있다가 간헐적으로 배출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게일 크레이터에서 탐사 중인 큐리오시티는 대기 중 메탄 농도는 측정할 수는 있어도 이 메탄이 어디에서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확정적으로 밝힐 수 있는 자체장비는 갖고 있지 못하다. 다만 마즈 익스프레스와 '가스추적궤도선(TGO)' 등이 화성 상공에서 측정한 자료를 종합하면 메탄이 어디에서 흘러나와 대기 중에 얼마나 있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즈 익스프레스는 큐리오시티가 대기 중 메탄 농도를 측정한 날에 게일 크레이터 상공을 지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2016년에 발사돼 상대적으로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는 TGO는 지난 1년여간 탐사활동에서 메탄 흔적을 전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SA는 큐리오시티 과학팀이 큐리오시티의 메탄농도 측정치를 분석하고 다른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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