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앱을 통해 만난 10대 지적 장애인에게 은밀한 부위의 사진을 전송 받은 뒤 이를 외부에 알리겠다고 협박, 성추행 한 20대 회사원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송승용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및 장애인 추행 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29)씨에 대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과 20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3년간 취업 제한을 각각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 13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지적 장애 3급인 A(14)양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은밀한 부위의 사진을 전송 받고 이를 매개로 협박, 성추행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양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수 차례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계획적이고, 집요했다.
이씨는 A양과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한 처음부터 ‘섹시 사진 보고 싶다’, ‘은밀한 곳 보여달라’, ‘사진 찍어 달라’고 요구해 가슴과 은밀한 부위 등 3장의 사진을 전송 받았다.
이후 거의 매일 수 차례 대화하면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졸라 전송 받았다. 사진을 전송 받은 뒤에는 ‘모텔에서 만나자’, ‘모텔 가야 하니 교복 말고 사복입고 오라’는 등 만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씨는 같은 달 18일 A양을 직접 만나기로 했다가 A양이 머뭇거리며 “함께 놀고 싶지 않다”고 하자 “네 은밀한 부위 등의 자신을 부모님께 알리고 학교에 뿌리겠다”고 협박,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적 장애가 있는 나이 어린 피해자를 상대로 음란물을 제작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 성적 학대를 했으며 만난 후 추행까지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피해자와 피해자의 조모가 피고인을 선처해달라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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