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업 정리, 50% 할인" 펫숍에 갇힌 강아지들
좁은 유리 진열장 안을 돌아다니며 가족을 기다리는 '펫숍 강아지'들을 본 적 있으신가요? 입양을 원하는 손님이 찾아올 때까지, 강아지들은 하염없이 창밖 너머 사람들을 지켜봐야만 하는데요.
최근 폐업을 앞둔 한 펫숍에서, 남아있던 동물들을 오랜 시간 방치하는 사건이 발생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에 있는 한 펫숍에 '강아지가 굶주린 채 방치돼 있다'는 소식이 14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한 것이죠.
"오랜 시간 굶주린 모습이었다" VS "지나치게 와전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해당 펫숍 앞에는 ‘폐업 정리, 50% 세일’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환하게 불이 켜진 펫숍 내부에는 동물들만 방치되어 있을 뿐, 이들을 관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펫숍에 남아있던 8마리의 동물들은 자기 배변을 먹거나, 콘센트에 쌓인 먼지를 먹는 행동을 할 만큼 오랜 시간 굶주린 듯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SNS 상에서 논란이 커지자, 18일 유기 동물 봉사 단체 ‘유엄빠(유기동물의 엄마 아빠)’ 측은 제보자 도움을 받아 직접 구조 작업에 나섰는데요. 현행법상 강제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워, 해당 펫숍의 주인에게 한 마리당 40만 원 가량의 돈을 지불하고 남아있던 강아지들을 모두 데려오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같은 날 늦은 오후, 펫숍 업주는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을 통해 "사실과 다르게 와전된 부분이 많아 당혹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방송 시청자들에 따르면, 업주는 "매일 밥과 물을 가득 챙겨주고 회사에 출근했으며, 펫숍 내 모든 강아지들은 연계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마친 상태"라고 해명했는데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신상을 공개한 사람들에 대해 조만간 "강경 대응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유엄빠 측은 19일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병원 검사 결과 "구조된 대부분의 강아지들에게서 피부병, 외이염, 치주염, 기생충 등 기초 관리에 소홀해 발병하는 질환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강아지 관리에 신경을 써 왔다는 펫숍 업주의 주장과 엇갈리는 입장을 내놓은 겁니다.
한편 강아지 구조 및 병원 이송 이후, 펫숍 업주는 돌연 30만 원 가량의 돈을 더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유엄빠 측은 업주와 주고받은 메신저 내용을 캡처해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20일 "해당 펫숍 업주를 동물 학대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요.
"전부터 해당 펫숍을 두고 말이 많았다", "우리 강아지도 그 펫숍에서 분양받았는데, 필요하면 진료 기록을 드리겠다"는 등 많은 누리꾼들이 진술서를 작성하겠다고 나서면서, 향후 해당 사건에 대한 법적 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조금씩 예쁜 모습을 되찾고 있어요"
구조 직후 동물 병원으로 이송된 7마리 강아지들(한 마리는 곧바로 개인 분양자가 데려간 것으로 확인)은 최근 새로운 가족의 품에 안겨 건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7마리 중 한 마리는 예정되어있던 분양자에게 안전하게 인계됐고, 다섯 마리의 강아지들은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일하게 남은 한 마리 강아지는 현재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1살 미만으로 추정되는 해당 강아지는 폼피츠 믹스견으로, 굉장히 사람을 잘 따르며 활발한 성격을 지녔다고 합니다. 남은 강아지 역시 따뜻한 가족에게 입양돼 하루빨리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2. “육식은 폭력!” 고깃집에서 시위한 채식주의자
한 채식주의자가 프랜차이즈 고깃집에 들어가 육식을 비판하는 기습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됐습니다. 18일, ‘향기’라는 트위터 계정에 고깃집에서 채식의 필요성을 외치는 한 여성의 모습이 올라오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건데요.
영상 속 인물이라고 주장한 이 여성은 자신이 동물구호단체 ‘서울 애니멀 세이브’ 소속이라며, 고깃집에 들어가 영업 방해 시위를 벌이는 현장 영상을 직접 게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 여성이 영업 중인 가게를 활보하며 “지금 테이블에 있는 것은 음식이 아닌 동물”이라고 외치는 모습과,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손님들, 여성을 말리며 가게 밖으로 쫓아내는 업주와 직원들의 모습이 모두 담겨 있었죠.
그는 영상과 함께 “(동물에 대한) 폭력을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사회의 관습을 비판한다”면서 고깃집 방해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영상을 포함한 해당 게시물은 6월 21일 기준 57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시민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비폭력적 방법으로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과, 영업 방해를 하면서까지 채식을 요구하는 건 “‘시위’가 아닌 일방적인 ‘강요’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가게 내부에 있던 손님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한 것과 관련해 “초상권 침해의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해당 사건에 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지난 이슈 업데이트
‘이동슈’ 시리즈에서 다뤘던 지난 이슈 중, 새롭게 추가된 소식을 정리해봤습니다.
이천 강아지 수간 사건, 국민청원 20만 넘었다
지난달 16일 밤, 경기 이천시에서 20대 남성이 생후 3개월 된 강아지를 ‘수간’하는 사건이 발생해 세간에 충격을 안겼는데요.
피해를 입은 강아지가 “배변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가, 정신적 충격으로 계속 침을 흘리고 사람을 경계하고 있다”는 소식이 추가로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해당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동물 학대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죠.
19일, 해당 청원이 21만 7000명 이상 동의를 얻으며 마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청원글이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을 경우, 청와대로부터 한 달 내 답변을 받을 수 있는데요.
동물 학대와 관련된 청원글이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건, 지난 4월 서울대 수의대 동물 실험 중 사망한 ‘메이’ 사건에 이어 올해 두 번째입니다. 두 달 만에 또다시 답변을 준비하게 된 정부가 ‘동물 학대에 관한 대책 및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들 목소리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주마 비윤리적 도축 논란, 수사에 진전 없어…
페타 측, 제주 축협 '퇴역마 학대 영상' 추가 공개
지난달 2일,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가 퇴역 경주마들에 대한 제주 축협의 비윤리적 도살 실태를 고발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 페타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지저분한 축사에 방치된 말들, 도축장 내부에서 쇠막대로 두들겨 맞는 모습, 도살당하는 말을 보며 뒷걸음치는 모습 등이 전부 담겨 있어 세간에 큰 충격을 주었죠.
논란이 일자 지난달 9일 제주 서부경찰서는 해당 업체가 동물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겠다며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고발이 접수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해당 수사에 진전이 없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KBS는 18일, "현행법에 대한 해석차가 분분해" 그동안 경찰이 아무런 기소‧불기소 의견도 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동물보호법은 동물의 ‘신체적 고통’을 금하고 있는데, 도축 과정에서의 행위도 이 범위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해석상 이견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KBS에 따르면 동물 복지 정책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조차 해당 법 규정을 두고 "애매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에 시민들은 "모호한 동물보호법 때문에 오히려 제대로 된 처벌이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보다 더 명확한 법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페타 측은 21일 제주 도축장에서 촬영된 '퇴역마 학대 영상'을 언론에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도축된 후 장비로 들어 올려지는 말의 모습,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말들의 머리를 수차례 구타하는 장면 등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학대 장면들이 공개되면서 '퇴역마 학대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희준 동그람이 에디터 hzuneys@naver.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