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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팝 같은 힙합의 속삭임… 래퍼 노지가 준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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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팝 같은 힙합의 속삭임… 래퍼 노지가 준 평온

입력
2019.06.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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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앨범 ‘매드 솔 차일드’ 

래퍼 노지의 데뷔 앨범 ‘매드 솔 차일드’ 표지.
래퍼 노지의 데뷔 앨범 ‘매드 솔 차일드’ 표지.

힙합은 전 세대가 즐기는 음악은 아니다. 래퍼들이 성난 목소리로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는 장르에 대한 편견 탓도 크지만, 어둡고 무거운 음악 스타일로 듣기를 꺼리는 청취자도 있다.

발라드처럼 듣기 편한 힙합은 없을까. 노지(NOZY)는 이름은 낯설지만, 친근한 음악으로 대중과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래퍼다.

이제 막 데뷔한 그의 음악은 휴양지의 노을 같다. 노지의 랩은 나른하면서도 여유롭다. 호들갑스럽지 않게 살짝 들뜬 비트와 멜로디는 그의 랩에 실려 낭만을 선사한다.

노지가 최근 낸 데뷔 앨범 ‘매드 솔 차일드’의 두 타이틀곡인 ‘서머윈터’와 ‘투데이 이즈 더 데이’는 운전할 때 가볍게 듣기 좋다. 시티팝처럼 멜로디는 세련됐고, 분위기는 도회적이다. ‘투데이 이즈 더 데이’엔 가수 진실의 목소리가 실려 아련함을 더한다. 진실은 영화 ‘아저씨’(2010)에 삽입돼 유명한 노래 ‘디어’를 만든 그룹 매드소울차일드의 보컬이다.

노지의 장점은 정확한 발음이다. 그는 노래 ‘거미줄’에서 “어쩜 우린 거미줄에 걸린 듯해”라고 랩을 한다. 이리저리 거미줄처럼 엉켜있는 서울의 지하철을 보고 영감을 받아 쓴 곡이라고 했다. 거미줄처럼 얽힌 대도시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그의 랩은 정확한 발음 덕에 귀에 쏙쏙 박힌다.

‘매드 솔 차일드’는 노지 그리고 청춘의 성장통이 담겼다. 음악을 시작한 뒤 지난 5년 동안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의 순간을 곡에 담아 시간 순으로 앨범에 엮었다고 한다. ‘거미줄’로 삶이 뒤죽박죽이었던 청년 래퍼는 이제 ‘비행’을 꿈꾼다. 노지는 “나만의 비행을 아주 열심히 해나갈 것이고 그 끝에 내가 있길 바라며 만든 노래”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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