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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우린 생활한복 입고 해외여행 가요"

입력
2019.06.25 14:36
수정
2019.06.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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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고 해외여행 해보는 것이 ‘버킷리스트(소원)’ 중 하나였어요.”

대학생 김혜민(23)씨는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최근 생활한복을 구입했다. 한복을 국내에서 일상복처럼 입는 것은 어떤 면에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생활한복을 입고 해외에 나가는 것은 색다른 경험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씨는 “그동안 한복이 불편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을 가졌던 것 같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생활한복 덕분에 그런 편견을 깨게 됐고 버킷 리스트를 실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생활한복 입고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

생활한복을 입고 해외여행을 가는 여행족이 늘고 있다. 요즘 나오는 생활한복은 개량한복보다 더 입기 편하게 바뀌었다. 특히 해외에 가서 사진찍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생활한복을 입고 가면 차별화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선호하는 편이다.

허리끈이 달린 치마나 저고리의 옷깃을 살린 셔츠, 전통 옷 철릭에서 영감을 받아 원피스처럼 입기 편하게 만들면서도 한복 특유의 옷 맵시를 살린 점이 생활한복의 매력이다. 철릭은 전통 관복 중 하나로, 저고리와 치마가 연결된 모양이고 허리에 띠를 두르게 돼있다.

생활한복인 철릭 원피스(왼쪽)와 저고리 셔츠 및 허리치마. 리슬 홈페이지 캡처

전통 옷 철릭.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 특별한 날만 입나? No…일상 속 생활한복 유행

여행을 위해 생활한복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일상복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정하련(24)씨는 “생활한복을 직접 만들어 입기도 하고 일상에서 기성복과 섞어 편하게 입는다”며 “생활한복을 입고 러시아, 모로코, 스페인, 남미의 여러 국가를 여행했다”고 설명했다.

흰색 티셔츠와 생활한복인 허리치마를 입은 정하련씨가 아르헨티나 여행 때 모레노 빙하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정하련씨 제공

생활한복업체인 리슬의 황이슬 대표는 “생활한복은 관리가 어렵고, 특별한 날 입어야 한다는 등의 한복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용기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생활한복이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2030세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 옷에 오르기도 했다”며 “생활한복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2030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한복, 나부터 입고 싶은 한복을 만들기 위해 리슬을 만들었고 현재는 한복 전문가 양성을 위한 ‘한복스타트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 남성 생활한복도 많이 나와

기존 생활한복 주 소비자는 여성들이었던 반면 남성들을 위한 생활한복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저고리형 셔츠나 허리춤이 있는 슬랙스, 두루마기형 코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방탄소년단 지민이 생활한복을 입고 공연해 화제가 됐다. 지민이 입은 옷은 국내 생활한복 브랜드인 리슬의 ‘사폭 슬랙스’다. 사폭 슬랙스는 남성 한복 바지의 윗부분과 슬랙스의 밑단을 접목한 옷이다.

2018년 12월 멜론뮤직어워드에서 사폭 슬랙스를 입고 공연하는 방탄소년단 지민. 리슬 블로그

저고리형 셔츠(왼쪽)와 두루마기형 코트. 리슬 홈페이지 캡처

생활한복 만들기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문화센터는 물론이고 생활한복업체나 관련 디자이너가 강의를 열기도 한다. 유튜브에도 생활한복을 만드는 방법이 올라와 있어 오프라인 강좌에 가지 않더라도 옷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옷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은 유튜브 채널 미돌남(미싱 돌리는 남자) ‘생활한복 철릭 원피스 만들기’가 대표적이다. 이 영상에는 철릭 원피스를 만드는 과정이 담겼고, 옷을 만들 때 필요한 패턴도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생활한복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게 편하다. 국내 브랜드 대다수가 온라인 쇼핑몰은 운영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직접 입어본 뒤 구매하고 싶다면 해당 브랜드에서 매장을 운영하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서울, 전주, 부산,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꼬마크’가 유일하다.

가격대는 다양하다. 저고리나 허리 치마는 3만~10만원대, 원피스는 10만~40만원대다.

정영인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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