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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일관성과 유연성 조화 이루겠다” 靑 입성한 재벌저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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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일관성과 유연성 조화 이루겠다” 靑 입성한 재벌저격수

입력
2019.06.21 18:00
수정
2019.06.21 18:5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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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신임 정책실장

“개혁적이면서 디테일도 강한 인물”… 청와대도 “경제 외 다방면 정책에 정통” 발탁

“저격수에서 유연해진 관료” 평가도… “정책 일관성ㆍ유연성 조화 이루겠다” 일성

경제 현실 만만치 않아… “종합 산업정책 청사진 내놔야” 주문도

21일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대표적인 진보 성향 경제학자이자 재벌개혁 시민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청와대는 “학계, 시민단체, 정부 등에서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 복지, 교육 등 다방면의 정책에도 정통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발탁 배경으로 소개했다.

◇”관료 변신 이후 유연해졌다” 평가도

김 정책실장은 한성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을 역임했다. 경제개혁연대를 20여 년간 이끌며 금융시장 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꾸준히 요구해온 활동가이기도 했다. 특히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순환출자 등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재벌 저격수’로 불렸다. 2017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캠프에 전격 합류해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과 경제 공약을 만드는데 참여했다. ‘제이(J)노믹스’ 설계자 중 한 명인 셈이다.

지난 2년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그는 10대그룹 지배구조 개선과 순환출자구조 해소, 일감몰아주기 같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방지 등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왔다. 재벌개혁 운동으로 쌓은 강성 이미지와, 취임 초기 “기업들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는 발언 등으로 그의 ‘기업 옥죄기’가 현실화될 거란 우려도 많았지만, ‘공정한 게임의 룰 유지’라는 원칙을 견지했다. “활동가에서 관료로 변신하면서 유연해졌다”는 평가도 많이 받는다.

◇”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 조화가 중요하다”

그는 이날 정책실장으로서 첫 인사말로 “정책의 일관성과 유연성이라는 상반된 기준을 조화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강약 조절로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얘기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한 혁신적 포용국가는 21세기 모든 국가의 정책 목표”라며 “그 방향에 확신을 갖고 정책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기업 등 경제주체에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론 “물론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정책 내용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유연성을 갖추는 것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성과가 확인된 것은 더 강화하고 시장의 기대를 넘는 부분은 조정하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라고 그는 요약했다.

김 정책실장 주변에선 그가 강한 진보 색채와 함께, 꼼꼼함과 치밀함까지 갖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개혁적인데다가 디테일까지 강하다는 게 김상조의 장점”이라며 “그의 디테일은 토론을 통한 설득에서 힘을 발휘한다”고 평가했다. 쟁점을 놓고 행정부ㆍ여야 정치권과의 소통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만만찮은 정책실장 자리 무게

그러나 김 정책실장이 맞닥뜨린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 수출 둔화, 좁히지 않는 분배 격차, 최악의 고용난, 추세적인 성장률 하락 등 갖은 악재 속에서 전임자들과 차별화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정책실장으로서 가장 우선순위에 둬야 할 점은 부처간 역할 분담이 필요한 종합적인 산업정책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걸 할 수 있는 유일한 자리가 청와대 정책실장”이라고 주문했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이낙연 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 등과 자주 만나 협의하며 후속 지원 업무에 만전을 다하고 국민 대표기관인 여야 의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고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정책실장으로서 경청과 협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 프로필

△1962년 경북 구미 출생 △대일고ㆍ서울대 경제학과ㆍ서울대 경제학 석ㆍ박사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장ㆍ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ㆍ경제개혁센터 소장 △경제개혁연대 소장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부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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