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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나 혼자 산다’의 위기 탈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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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혜민의 B:TV] ‘나 혼자 산다’의 위기 탈출법

입력
2019.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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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가 위기를 탈출했다. MBC 제공
'나 혼자 산다'가 위기를 탈출했다. MBC 제공

‘나 혼자 산다’의 근간을 흔들었던 전현무, 한혜진의 하차 사태 이후 어느덧 3개월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두 사람의 복귀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은 여전히 많지만, 프로그램에 붙었던 ‘위기’라는 딱지는 이제 말끔하게 떼어진 듯하다.

지난 3월 초, MBC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에 출연하며 공개 연애를 이어오던 전현무와 한혜진이 열애 1년여 만에 결별했다. 무지개 회장이자 MC로 프로그램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었던 전현무와 ‘달심’ 캐릭터로 전현무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던 한혜진의 결별 소식에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프로그램 잔류 여부에 주목했다. 하지만 뜨거운 세간의 시선에 부담을 느낀 듯 전현무와 한혜진은 끝내 ‘나혼산’ 잠정 하차를 결정했다.

결국 같은 달 8일 방송을 끝으로 두 사람은 나란히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주요 멤버 2명이 동시에 하차하며 ‘나혼산’ 앞에는 ‘위기’ ‘비상’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전면개편과 잠정 폐지 등에 대한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자연스럽게 남겨진 멤버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실제로 두 사람의 하차 이후 첫 방송 당시 박나래, 기안84, 이시언, 성훈은 부담감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부담감은 초반 진행에도 독이었다. 네 사람은 기존 진행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산만하고 두서없는 진행을 선보였고, 시청자들은 하차한 두 사람의 공백에 대한 아쉬움과 복귀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다.

박나래가 ‘나 혼자 산다’ 무지개 회장으로 나섰다. MBC 제공
박나래가 ‘나 혼자 산다’ 무지개 회장으로 나섰다. MBC 제공

하지만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나혼산’이 심기일전을 통해 대대적인 역할 재정비에 나서면서다. 우선 공석이 된 ‘무지개 회장’의 자리는 박나래가 채웠다. 이미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MC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으며 대세로 활약 중인 박나래는 능숙하게 멤버들을 리드하며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진행을 이끎과 동시에 개그 캐릭터로서 재미를 전했던 기존의 역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박나래가 중심을 잡으며 안정을 되찾은 ‘나혼산’은 ‘세 얼간이’ 이시언, 기안84, 성훈의 홍콩여행기를 통해 반등 기류를 타는 데 성공했다. 앞서 산발적으로 출연하며 일상 공개에 초점을 맞춰왔던 화사 역시 고정 멤버 형태로 합류하며 한혜진의 빈자리를 채웠다. 특히 화사는 이시언에게 던지는 촌철살인 멘트 부터 기안84와의 뜻밖의 ‘남매 케미’ 등을 선보이며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찾아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나 혼자 산다’에는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하며 힘을 더했다. MBC 제공
‘나 혼자 산다’에는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하며 힘을 더했다. MBC 제공

유노윤호, 한혜연 등 기존 ‘나혼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게스트들의 재출연과 뉴이스트 황민현, 남궁민, 오스틴 강, 조병규 등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도 번갈아 선보여지며 프로그램에 힘을 더했다. 이처럼 기존 멤버들을 통한 내부적 변화와 게스트를 통한 외부 지원사격의 완벽한 합은 ‘나혼산’을 위기에서 탈출시켰다. 실제로 현재 이들은 위기론 대두 전과 큰 차이 없는 화제성과 시청률을 지켜내고 있다.

그보다 더 유의미한 성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나혼산’이 향후 비슷한 위기가 발생했을 때에도 탄력적인 변화를 통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경험치를 쌓았다는 점이다. 이제는 어떤 갑작스러운 변화가 불어 닥쳐도 ‘폐지설’ 혹은 ‘위기론’ 대신 팀의 재정비에 시선이 모일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아마 ‘나혼산’이 겪은 지난 3개월은 ‘위기’가 아닌 더 큰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 아니었을까 싶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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