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부터 23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에어쇼가 진행 중이다. 파리에어쇼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산업 박람회로 2017년에는 이곳에서 1,500억달러(약 174조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파리에어쇼는 각국의 전투기부터 차세대 여객기를 망라하는 최신 항공기들이 모이는 곳, 항공우주 산업이 발달한 미주와 유럽권 국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빅이벤트’다.
올해는 무엇보다 보잉 737-MAX 8 항공기 추락 사고가 연이어 발생해 보잉사와 경쟁사인 에어버스사의 대결에 이목이 쏠린다. 실제로 보잉사는 현재까지 에어버스사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이번 에어쇼 첫날에 보잉사는 항공기 판매 계약을 한 건도 건지지 못한 반면 에어버스사는 123대를 새롭게 수주했다.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 최고경영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행사 참여는 주문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단 우리가 737MAX를 다시 운행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아메리칸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중형 여객기 A-321XLR 기종 50대를 구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 같은 국가 업체인 보잉의 입장을 더욱 난처하게 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도 보잉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 초 블룸버그 통신은 보잉과 중국 항공사들이 35조원가량의 대형 거래를 논의 중이었지만 미중 관계 악화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 후 항공사들이 연달아 주문을 취소하기도 한 보잉 737 MAX 8을 보잉사가 추가로 판매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였다. 이런 관심 속에서 보잉은 18일 영국 항공의 모기업인 IAG사에 MAX 8을 비롯한 보잉 737기종 200대를 인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에어버스는 IAG사에게 공정한 입찰 기회를 달라며 호소했다.
이번 파리에어쇼에서 보잉의 첫 계약 상대는 787-10 기종 20대와 787-9 기종 10대를 구매하기로 한 대한항공으로 알려졌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파리에어쇼에서 매번 통상 500대 이상 신규 계약을 수주해 왔다. 현재는 에어버스가 앞서가는 듯 하지만 보잉도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에어쇼는 끝나지 않았고 하늘을 지배하기 위한 ‘쩐의 전쟁’은 진행 중이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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