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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 “군부대에 수박 보급” 명령한 이유
중동 아프가니스탄 서부에 위치한 파라주(州)는 올해 수박이 풍년이다. 수박만 200만 톤을 거둬들여 예상 수확량의 두 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프간 농민들은 마냥 기뻐할 수 없다. 계속되는 전쟁 탓에 과일 시장이 문을 못 열어, 넘쳐나는 수박을 팔 곳이 없어서다. 20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농민들이 수박 1톤을 고작 11달러(약 1만2,700원)라는 헐값에 팔아 넘겨야 했다고 전했다.
NYT는 농민들이 파라주를 벗어나 다른 지역에 판매하려고도 해봤지만, 운송비를 감당할 수 조차 없는 탓에 수박들이 밭에서 썩어가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수박 먹기’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한 사립대학교는 수박 대회를 주최했다. 200명의 학생이 참여한 이 대회에는 수박 조각 대회와 수박 많이 먹기 행사가 열렸다. 해당 대학 총장은 “수박 구매를 독려해 시장 조성을 돕고 농민들을 지원하고 싶었다”라며 주최 이유를 밝혔다.
농민들의 상황이 널리 알려지자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에 “파라 지역의 수박을 구입해 서부 및 남부 지역의 군 부대에 보급하라”고 지시했다고 NYT는 전했다. 파라 주지사는 “대통령의 명령을 전달받은 즉시 농민 조합을 만들었다”라며 이후 “세 곳의 군부대가 수박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 ‘시간 자유구역’ 선언한 노르웨이 백야 섬마을
“새벽 4시에 잔디를 깎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되죠, 뭐”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 그 중에서도 북위 70도에 육박하는 북쪽 끝 솜마로위섬 주민들은 최근 ‘시간’을 폐지했다. 여름이면 24시간 내내 밝은 ‘백야’(白夜ㆍ고위도 지방에서 한여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가 나타나는데, 이 참에 아예 세계 최초로 ‘시간 자유 구역’을 선포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불과 350여명에 불과한 이 섬마을 주민들은 “우리가 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를 밝혔다. ‘시간 철폐’ 캠페인의 리더인 셸 베딩 씨는 “우리의 목표는 완벽한 유연성을 24시간 제공하는 것”이라며 상점이 문을 여닫는 시간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물론 아이들은 원래대로 제 시간에 학교를 가야겠지만 말이죠”라고 덧붙였다.
솜마뢰위섬은 북위 69.6도로, 11월부터 1월까지는 어둠 속에서 보내는 대신 5월 18일부터 7월 26일까지 24시간 내내 밝은 하늘 아래 생활한다. 솜마로위 주민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한밤의 태양을 매 순간 즐긴다”면서 “새벽 2시에 해변에서 친구와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우리에게 평범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 美 소도시 랜섬웨어 공격에 7억원 해커 손으로
미국 한 소도시의 행정 서비스가 해커의 공격으로 마비되면서 결국 60만 달러(약 7억원)에 달하는 ‘몸값’을 지불하게 됐다. 전형적인 랜섬웨어(사용자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수법으로 미국 CNN 방송은 최근 지방 정부를 상대로 이 같은 랜섬웨어 공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CNN은 인구 3만 5,000명의 플로리다주 소도시 ‘리비에라 비치’에서 3주 전 한 지역 공무원이 악성 이메일 링크를 잘못 클릭했다가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리비에라 비치의 경찰 및 소방 당국은 시스템 마비로 인해 이 기간 매일 수백 통의 신고 전화를 모두 수기로 기록해야 했다.
시 관계자들은 이번 주 투표를 통해 60만 달러에 상당하는 비트코인 65개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돈은 시 보험금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CNN은 “최근 도시, 경찰서, 학교 등 지방 정부 기관을 노린 랜섬웨어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 회사인 ‘리코디드 퓨처’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이후 최소 170곳의 카운티ㆍ시ㆍ주 정부가 공격 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올해에만 해도 최소 20건이 발생했다.
◇ 英 차기 총리 후보, 존슨 vs 헌트로 압축… 7월 말쯤 최종 발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후임자를 뽑는 차기 보수당 대표 경선이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과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 간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20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하원에서 치러진 영국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 경선 5차 투표에서 존슨 전 외무장관은 전체의 51%인 160표를 얻어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헌트 장관은 77표(25%)를 얻어 2위에 올랐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75표를 득표, 최종 후보 2인을 가리는 경쟁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이날 투표에는 보수당 하원의원 313명이 참여했고, 한 명의 표가 무효 처리됐다.
이로써 약 16만명인 전체 보수당원은 22일 우편 투표를 통해 존슨 전 장관과 헌트 장관 중에서 한 명을 새로운 보수당 대표로 선출하게 되며, 그 결과는 7월 22일 시작하는 주에 나올 예정이다. 현재로선 1~4차 투표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한 데다, 5차 투표에선 과반 표까지 확보한 존슨 전 장관의 최종 승리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새 보수당 대표는 메이 총리의 총리직을 자동 승계하는데, 존슨 전 장관은 대표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강경파이며 헌트 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재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 인도서 ‘정원 초과’ 버스, 150m 협곡 추락… 최소 44명 숨져
인도 북부에서 20일(현지시간) 정원을 초과해 승객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150m 밑의 협곡으로 떨어져 최소 4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히마찰프라데시주 쿨루에서 산길을 달리던 버스가 150m 아래의 협곡으로 추락했다. 이 버스에는 정원을 한참 넘긴 70명 이상의 승객이 타고 있었는데, 현재까지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상자의 대다수는 일터나 학교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과 아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사고 당시 승객들의 상당수는 버스 안이 아니라 지붕에 있었다”며 “버스가 급커브에서 통제력을 잃고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한 히말라야산맥 지역은 평소에도 험준한 지형과 과속ㆍ과적 탓에 인명사고가 빈발하는 곳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조희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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