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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북한 목선 귀순’ 축소ㆍ은폐 논란… 청와대-군 사전 조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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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북한 목선 귀순’ 축소ㆍ은폐 논란… 청와대-군 사전 조율했나

입력
2019.06.20 21:49
수정
2019.06.21 01: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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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재 의원, 해경 보고서 입수 “靑 초기부터 보고받아” 

 靑 “보도자료 통해 언론 알려… 은폐 주장 사실과 다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류효진 기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류효진 기자

북한 목선 귀순 사건과 관련한 군 당국의 브리핑 과정에서 사실관계 축소ㆍ은폐 논란이 커지면서 사건을 보고 받은 청와대와 국방부가 사전 조율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파장이 커질 기미가 보이자 청와대는 정부의 은폐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20일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15일자 해양경찰청 상황센터 등의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해경은 북한 목선의 삼척항 방파제 입항 및 목선이 고장난 기관을 수리해 기동한 점 등을 소상히 파악해, 주민의 신고가 접수된 직후부터 4보까지 순차적으로 보고했다. 이 보고는 합동참모본부ㆍ해군작전사령부ㆍ청와대ㆍ국가정보원 등에 전달됐다.

하지만 이는 군 당국이 17일 북한 선박의 최초 발견 지점 등과 관련해 언론을 상대로 한 설명과 다르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 복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접수했다”고 했다.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군 당국이 청와대와 조율을 통해 축소ㆍ은폐 발표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여기에 17일 군 당국의 브리핑 당시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이례적으로 브리핑 장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와 군 당국의 조율 의혹마저 불거진 형국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은폐ㆍ축소 의혹, 청와대 조율 의혹 등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며 유감을 표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청와대ㆍ합참 등은 15일 오전 6시 50분쯤 해경의 상황 인지 직후 이를 바로 보고 받았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 보고를 토대로 해경에 이날 오후 2시께 보도자료를 배포하도록 조치했다.

이 보도자료에는 ‘북한 어선이 조업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자체 수리해 삼척항으로 옴으로써 6월 15일 오전 6시 50분경 발견돼 관계기관에서 조사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목선이 자체 수리를 했다는 점, 삼척항으로 들어왔다는 점 등을 이미 언론에 알렸으며, 정부가 이를 숨겼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이어 이틀 후인 17일 군 당국이 해당 사실을 브리핑할 때에는 해경이 15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고 대변인은 ‘17일 국방부 브리핑을 한 사람이 해경 발표 여부를 몰랐던 건가’라는 질문에 “그 사람이 인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가 선박의 최초 발견 지점을 애초에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도 고 대변인은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말을 바꿨다고 보는 것은 틀린 말”이라며 “‘항’은 보통 방파제, 부두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말이고, ‘인근’이라는 표현은 군에서 주로 많이 쓰는 용어”라고 반박했다. 고 대변인은 “해경에서 최초 발표를 했고, 공유를 했던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있었던 사실을 숨겼다가 추후에 발표한 게 아니냐고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틀린 말”이라고 했다.

17일 군 당국의 브리핑에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 관계자는 “보통은 보도자료와 브리핑 하나하나를 청와대와 조율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해당 행정관이 그 장소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있었다는 것만으로 청와대와 조율한 것이라고 보는 건 무리”라고 해명했다.

다만 고 대변인은 군 당국이 “해상ㆍ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가 19일 “과오나 미비점이 발견됐다”고 입장을 번복한 점과 관련해 “안이한 대응이었으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당국의 17일 발표가 마치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북한 어선을 발견한 것’으로 오인된 채로 보도가 이뤄졌는데도 청와대나 군 당국이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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