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김정은과 정상회담서 무슨 얘기 나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일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랐을 의제는 크게 두 가지다.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는 ‘북중 관계’를 한 단계 높이고, 미국에 맞서 한반도의 최대 현안인 비핵화 해법을 긴밀히 공유하는 것. 이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의 숙원사업인 경제지원과 개발 문제를 폭넓게 다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가 루캉(陸慷) 대변인의 입을 빌어 “특히 중북 수교 70주년을 맞아 양국이 70년간의 양국관계 발전을 되돌아보기를 바란다”라며 “양국이 자국의 상황을 서로에게 소개하고, 동시에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기를 원한다”고 이날 오후 공표한 발언도 다름아닌 이 의제들을 함축하고 있다.

◇북중 새로운 관계 설정이 주요 과제

이번 회담에 앞서 중국은 줄곧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부각시키며 분위기를 띄우는데 주력해왔다. 신화통신은 회담 당일에도 “양국은 산과 물이 이어져 있는 이웃나라”라며 “높은 산과 끊임없이 멀리 흘러가는 물처럼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을 향한 중국의 ‘3가지 불가론’을 제시하면서 “양국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에 대한 우정을 유지하고, 사회주의국가 북한을 지지하는 중국과 중국 인민의 3가지 입장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전날 북한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 “전략적 의사소통과 교류를 강화하고 서로 배우면서 전통적인 중조 친선에 새로운 내용을 부여할 것”이라고 장담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양국이 설정할 ‘새로운 관계’가 회담의 우선적 의제다. 양국은 그간 ‘친선협조관계’, ‘혈맹’이라는 표현으로 다른 우방국과 차별화된 공통의 정체성을 강조해왔다. 여기에 또 다른 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참고할 전례도 있다. 시 주석은 이달 5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기존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높였다. 단지 ‘신시대’라는 수식어를 덧붙였지만, 중러 양국은 수교 70년을 맞아 “사상 최고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온갖 의미를 쏟아내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특히 중국은 시 주석의 방북을 단순한 방문이 아닌 ‘국가방문’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국빈방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수교 이래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5차례 방문하는 동안 이런 표현을 사용한 건 처음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2005년 10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을 비롯해 역대 최고 지도자의 방북 당시 ‘친선 방문’이나 ‘공식 방문’으로 호칭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북중 정상회담 주요 의제. 그래픽=송정근기자
◇제재완화 위한 방안 공유

이처럼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려면 대북 지원을 비롯해 구체적인 경제 협력 사업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 삼지연, 자강도 등 중국과의 접경지역에서 특구 중심의 개발 협력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다. 지난달 미국이 압류한 북한 선박 와이즈어니스트호 반환을 비롯해 갈수록 촘촘해지는 유엔 제재를 완화할 구체적인 방안이 오갔을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또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머리를 맞댈 핵심 의제다. 중국은 줄곧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동시적ㆍ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해왔다. 이제 미국도 당근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북한도 적극 호응하는 부분이다. 반면 미국은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를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양측이 좀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북중 정상이 뚜렷한 결론 없이 서로를 지렛대로 적당히 이용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수도 있다.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이 워낙 거칠게 몰아붙이는 통에 북중 간 공조를 과시하고 보폭을 넓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홍콩 시위에 따른 국제적 관심을 돌리는 반면, 북한은 대북제재에 따른 어려움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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