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인 윤석열 총장 지명에… 다른 후보 김오수·이금로도 고심
“靑, 고검장 9명 인사 90% 결정” 24기까지 내려가면 폭 커질 듯

/그림 1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봉욱(54ㆍ사법연수원 19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후배 기수인 윤석열(59ㆍ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장 후보자로 최종 지명되자 검찰 관례에 따라 검찰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봉 차장검사를 시작으로 윤 후보자의 선배 동료 기수인 검사장급 간부들의 사의 표명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관례에 따르면 윤 후보자의 선배와 동기인 19~23기의 검사장급 간부 모두가 용퇴 대상이다. 특히 총장 후보자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었던 후보들이 봉 차장검사처럼 사퇴의사를 밝히는 또 다른 관례를 감안하면 김오수(20기) 법무부 차관과 이금로(20기) 수원고검장은 거취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윤 후보자 선배 기수가 옷을 벗으라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검찰 특유의 기수문화를 탈피할 것을 주문한 만큼 윤 후보자 선배 및 동료 기수 전체가 용퇴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특히 21~22기,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 고검장과 검사장들은 향후 진행될 고검장 인사에 따라 사표 제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은 모두 9자리(대검 차장ㆍ법무부 차관ㆍ법무연수원장ㆍ각 지방 고검장 6개)로 현재로서는 윤 후보자 동기인 23기 안팎에서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선배 기수로 박균택 광주고검장을 포함해 6명이 남은 21기와 이동열 서울서부지검장 등 8명의 22기에서도 고검장이 배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후보자의 동기인 23기의 경우, 기수문화를 깨는 선례를 보여달라는 후보자의 권유가 거듭되고 있는 만큼 상당수가 고검장 후보 대상이 될 수 있다. 21~23기 고검장 인사의 변수로는 검사장 승진 시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및 이명박 정권에서 수사 성과를 보여 승진한 간부는 아무래도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고검장 인사가 24기까지 내려가면 용퇴의 폭은 커질 수 있다. 후배 기수의 고검장 승진이 현실화되면 고검장이 되지 못한 23기들의 줄 사표 사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 시절을 제외하면, 고검장 인사는 청와대가 90% 이상 결정하는 구조"라며 "검찰총장 파격 인사에 이어 고검장 인사도 파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의 꽃'이라는 검사장 승진에도 이목이 집중돼 있다. 특히 법무부가 최근 연수원 27기 검사들로부터 검사장 승진과 관련한 인사 검증 동의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사장 인사에서도 기수 파괴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지난해 25기까지 검사장 승진이 이뤄졌던 점에 비춰 올해는 26기까지 검사장 승진이 예상됐다.

법무부가 검사장 승진 대상의 폭을 늘린 것은 검사장급 간부들의 줄 사퇴에 따라 주요 보직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연수원 27기에서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심재철 법무부 대변인, 주영환 대검찰청 대변인, 이원석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단장, 정순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등이 승진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