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편, SNS서 화제
SBS 스페셜은 지난 9일, 12일에 걸쳐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편을 방송했다. SBS 스페셜 캡처

‘요한, 씨돌, 용현’ 세 가지 이름으로 삶을 살아온 한 의인의 이야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고, 후원 계좌까지 개설됐다. 요한, 씨돌, 용현이 어떤 사람이기에 이토록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이 의인의 삶은 지난 9일, 16일 2회에 걸쳐 SBS스페셜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요한, 씨돌, 용현’ 편을 통해 방송됐다. 요한, 씨돌, 용현은 모두 한 사람의 이름이다. 본명은 김용현씨다.

2012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됐던 김용현씨. SBS 스페셜 캡처

SBS스페셜은 타인을 위해 살았던 김씨 인생을 되짚었다. SBS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진상 조작을 발표한 고 김승훈 신부가 김씨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이 있고, 김씨는 정연관 상병 군 의문사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 섰다.

민주열사 유가족 공동체 '한울삶'과 함께 투쟁했던 젊은 시절 김용현씨. SBS 스페셜 캡처

김씨는 2004년 7월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정 상병의 의문사가 인정된 후 자취를 감췄다. SBS스페셜 제작진이 김씨 행방을 추적한 결과 그는 강원도의 한 요양원에서 발견됐다. 안타깝게도 반신마비에 언어장애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산에서 홀로 일하던 김씨가 뇌출혈로 쓰러졌고 지나가던 등산객이 그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정 상병 가족들이 김씨와 15년 만에 재회하는 장면도 방송을 탔다. 정 상병 어머니는 김씨를 보자 “이 사람아, 이 사람아 왜 이렇게 됐어”라며 안타까워했다.

정연관 상병 가족과 15년 만에 만난 김용현씨. 정 상병 어머니가 김씨를 보며 “이 사람아, 이 사람아 왜 이렇게 됐어”라며 안타까워했다. SBS 스페셜 캡처

방송 말미 PD가 김씨에게 “정작 본인에게 도움 되거나 관계되는 일이 없었다. 왜 그런 삶을 살았나”라고 묻자 대화가 불편한 김씨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글로 답했다.

SBS PD가 "정작 본인에게 도움 되거나 관계되는 일이 없었다. 왜 그런 삶을 살았나"라고 묻자 김용현씨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SBS 스페셜 캡처

기초생활수급자인 김씨의 딱한 형편에 시청자들 후원 문의도 잇따랐다. 김씨는 그동안 방송 출연료를 기부하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고 한다.

방송 이후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씨의 삶을 응원하는 글도 이어졌다. 시청자 이모씨는 “방송을 보고 망치로 맞은 것 같다”며 “이분의 삶이 단순히 영화 주인공 이야기였다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을 텐데. 제가 살고 있는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너무 많은 감정이 쏟아져서 모든 감정을 글에 담을 수 없지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너무 감사하다는 말이 하고 싶었다”며 “아직 세상은 살 만하구나, 아름다운 세상이 있게 해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항상 저 또한 그 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지정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다. 청원 게시자는 “이런 분을 모른 척할 수 없다”며 “그렇다면 그건 민주국가, 정의로운 나라, 제대로 된 나라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지난 17일 게시된 이 청원은 19일 현재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7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용현, 씨돌, 요한은 한 사람의 이름입니다. 그분에게 훈장을 수여하시고 민주화 운동 독립유공자로 지정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게시 이틀 만인 19일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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