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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대 그 소품] ‘스쿨 오브 락’ 라이브 연주가 귀에 감기는 이유

입력
2019.06.20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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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소품을 눈 여겨 본 적 있나요? ‘공연 무대에서 쓰이는 작은 도구’를 뜻하지만, 그 역할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소품으로 공연을 읽어 보는 이야기가 격주 목요일 <한국일보>에 찾아 옵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을 이끌어 가는 밴드의 연주는 모두 배우들이 직접 연주한다. 클립서비스 제공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을 이끌어 가는 밴드의 연주는 모두 배우들이 직접 연주한다. 클립서비스 제공

명문 사립학교인 호러스 그린에 위장 취업한 로커 듀이 핀은 엄격한 교칙에 억눌린 아이들에게 록의 저항 정신을 가르친다. 클래식 음악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전자기타와 베이스, 드럼, 키보드를 안겨주며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 볼 기회를 만들어 준다. 듀이는 학생들과 밴드 스쿨 오브 락을 결성하고, 록 밴드들이 실력을 겨루는 경연에까지 나가게 된다. 2003년 잭 블랙 주연으로 만들어진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줄거리다.

듀이와 아이들로 구성된 밴드가 경연 무대에 올라 자신들이 만든 ‘스쿨 오브 락’ 노래를 시작하면, 오케스트라 피트에 있던 연주자들이 관객에게 보이도록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박수를 친다. 밴드가 직접 연주한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동시에 지금까지 무대 위에서 듀이와 아이들이 연기했던 밴드 연주가 100% 라이브였음을 강조한다.

‘스쿨 오브 락’의 작곡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작곡)가 오디션을 통해 연주력을 갖춘 아역 배우를 직접 발굴했다. 밴드 연주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악기도 밴드 연주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오케스트라를 포함해 무대 위 아래에서 사용되는 악기는 40가지다. 록을 소재로 했으니 중요한 역할을 맡는 건 아무래도 기타다. 무대 위에 2대, 오케스트라에서 3대의 기타가 연주된다. 뮤지컬이 록 콘서트처럼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용된 기타 모두 명품 기타 제조사 깁슨 제품이다. 깁슨은 설립된 지 100년을 훌쩍 뛰어넘었고, 20세기 록 음악의 역사를 함께 써 온 회사다. 샘 홀 음악 수퍼바이저는 “많은 록 밴드들이 사용하는 깁슨 기타는 진정한 록 사운드를 제공한다”며 “영화 속 듀이도 깁슨 기타를 썼기 때문에 뮤지컬 제작팀은 원래의 스토리와 사운드에 충실하고자 깁슨만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교실 장면에서 학생들과 듀이가 몰래 연주하는 드럼에도 비밀이 숨겨져 있다. 무대 위에 등장하는 두 세트의 드럼은 모두 롤랜드사의 전자드럼이다. 학교라는 배경에 맞춰 아날로그 드럼처럼 디자인을 바꿨다. 전설적 그룹 비틀스의 드럼에서 모양을 따왔다. 외형은 아날로그인데, 전자음이 나오니 악기를 잘 아는 전문 밴드의 드러머조차 공연을 보고 밴드 연주가 라이브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날로그 세트처럼 보이는 드럼에도 전자 방식으로 작동시키는 그물망이 있다. 무대의 소리와 음량을 더 제어할 수 있는 전자 드럼 사운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무대 디자인 측면에서는 아날로그 드럼이 필요했기 때문에 디자인을 달리했다.”(샘 홀 음악 수퍼바이저)

배우들은 무대 아래의 지휘자와 연주 합을 맞추기 위해 메트로놈 소리가 들리는 이어피스도 착용한다. ‘스쿨 오브 락’의 마크 힐튼 상주 연출가는 “무대 위 모든 악기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있어 배우만큼이나 필수적인 스토리텔러”라고 강조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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