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측 “단순 유머 목적이나 잘못 사과”…경찰 조사 결과 술집 내 몰카도 없어
인천 부평의 한 술집에서 '즉석만남에 성공할 경우 숙박비를 지원해주겠다'는 문구가 적힌 메뉴판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19일 SNS를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인천 부평의 A 술집에서 헌팅(즉석만남)에 성공할 경우 숙박비를 지원한다는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술집에 몰래카메라가 있다”는 얘기까지 등장했다.

한 누리꾼은 17일 트위터에 “인천 부평 XXXXX 가지 마시라. 여기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 간다. 사장이 이런 메뉴판을 쓰는데 어떻게 화장실을 가냐”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헌팅 성공 시 모텔비 지원. 단, 몰카 동의 시. 문의는 매니저님께’라는 문구가 적힌 메뉴판 사진이었다.

해당 글은 이틀 동안 3만건 넘게 리트윗되며 “성범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공분을 샀다. 특히 해당 누리꾼이 댓글에서 가게 위치와 상호 대부분을 노출하면서 상호까지 완전히 알려졌다. 또 “화장실도 못 간다”는 표현으로 인해 A 술집에 실제로 몰래카메라가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까지 등장했다.

상호가 알려진 탓에 SNS는 물론 포털사이트 업체 정보에도 누리꾼의 비판 글이 이어졌다. 포털사이트 이용자 여***은 “불법 촬영물을 찍어놓았을지 어떻게 아냐”며 “여기 사장, 매니저, 직원의 애인이나 가족분들은 조심해야겠다”고 글을 남겼다. 또 “운영하는 사람이 범죄를 부추긴다. 이래도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라는 거냐”(zen***), “어떻게 메뉴판에 저런 내용을 버젓이 써놓을 수가 있냐. 절대 가지 말아라. 장사 망해라”(ckd***) 등 비난 글도 올라왔다.

여성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서도 논란이 되면서 A 술집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성범죄를 조장한다는 의혹에 급기야 18일 해당 술집에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SNS에서 문제가 된 메뉴판은 현재 사용하지 않는 메뉴판이라고 술집 측은 밝혔다. 최근 메뉴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주일 동안 임시로 사용했던 메뉴판으로, 실제 모텔비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 단순 유머 목적에서 해당 문구를 썼다고 한다.

A 술집 사장은 19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저희가 만든 문구가 아니라, 가게 직원이 온라인에서 같은 문구를 보고 재미삼아 따라 썼다고 한다”며 “실제로 비용을 지원해달라는 손님이 있었더라도, 응대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의 한 프랜차이즈 술집에서 지난해 초 부적절한 문구가 적힌 메뉴판을 사용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실제로 지난해 초 제주도 한 프랜차이즈 술집에서 같은 문구가 적힌 메뉴판을 사용했다 점주가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A 술집은 이 문구를 보고 임시 메뉴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다만 A 술집 측은 “메뉴판을 이미지로만 확인했고, 문제가 됐다는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논란을 알았다면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화장실 등 술집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술집 매니저 B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사과문을 올리며 “경찰서에서 몰래카메라 탐지기로 매장 전체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 매장은 앞으로도 몰래카메라와 관련해, 안전한 매장임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술집 사장은 “가게에서 불쾌감을 느끼고 문제제기하는 분이 계셨다면, 잘못을 인지하고 바로 조치했을 텐데 항의하는 분이 없었다”며 “세세한 부분을 신경을 쓰지 못한 제 불찰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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