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 후 창업보다 교내 지원센터 통한 발돋움 보조
‘성공하려면 대학을 그만두고 창업에만 몰두해야 한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 성공한 창업가들은 실리콘밸리에 ‘자퇴 신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미국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지원기관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청년 창업가들은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도 꿈을 추구하고 있다. 투자분석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06~2018년 사이 창업지원이 활발한 미국 대학 10곳에서 7,380개 스타트업이 배출됐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대학 창업기관들은 주로 학생들에게 강의와 자문,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창업 열기가 강한 만큼 색다른 전략을 택하는 곳도 있다. 버클리주립대의 하스경영대학원이 운영하는 ‘스카이덱(Skydeck)’은 다른 학교 출신, 심지어 외국인들에게도 문을 연다. 스탠퍼드ㆍ하버드 등의 창업지원기관들이 재학생이나 동문만 선발하는 것과 다른 접근이다. 스카이덱 측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창업가들의 교류 속에서 혁신적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때문에 해외 청년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스카이덱 창업공간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19개에 달한다.
사회 혁신 기업에만 투자를 하는 창업지원기관도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솔브(SOLVE)가 대표적이다. 2016년 출범한 솔브는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을 선발해 경영 자문과 창업 지원금을 제공한다. 이곳을 거친 기업으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치매 환자의 기억력 증진을 돕는 ‘타임리스’, 아프리카ㆍ아시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자연 그대로 배송하는 식품 기업 ‘프레시다이렉트’ 등이 있다.
2016년 미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의 연구진이 900개 스타트업과 150개 대학창업센터를 연구한 결과, 대학 창업센터 출신 스타트업이 다른 스타트업보다 2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브스는 “경제적 안정을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ㆍ1981~1996년생)’의 특성상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창업을 병행할 수 있는 대학 창업기관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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