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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아이 죽은 방 지나치며 화장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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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아이 죽은 방 지나치며 화장까지 마쳤다”

입력
2019.06.1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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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 A씨 “고유정이 아들 살해” 주장ㆍ정황도 제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제주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7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제주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씨의 현재 남편이 자신의 아들도 고유정이 죽였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정황들을 제시하면서 고씨를 고작 15분 조사한 경찰 수사에 불만을 터뜨렸다.

고씨와 재혼한 남편 A(37)씨는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아들의 사망에 고유정이 연관된 정황들을 밝혔다.

A씨에 따르면 고씨와 재혼을 하면서 어머니가 돌보던 아들을 2월 28일 충북 청주의 집으로 데려왔다. 다음날 고씨는 다른 때와 달리 따로 자겠다고 하고 A씨는 고씨가 건넨 음료수를 마시고 이례적으로 깊은 잠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아침에 일어난 A씨는 아들이 입에서 피를 흘리며 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인공호흡을 했다. 이미 시반까지 나타나 사망한 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버지로서 할 일은 그것밖에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보유한 경력 10년의 소방관이다.

A씨는 자신이 아들이 숨을 거둔 것을 발견하기 전 고씨가 이미 알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씨는 집의 가장 왼쪽 방에서, 자신과 아들은 가운데 방에서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고씨는 가장 오른쪽에 있는 안방 화장대를 오가며 화장까지 마친 상태였다는 것이다. A씨는 “중간에 껴 있는, 저랑 아이가 잤던 방을 몇 번이나 지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문이 열려 있었고 아이가 엎드려 있는 상태로 피까지 있었는데 그걸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별의별 상상과 괴로움이 들었지만 경찰의 수사를 믿고 부검 결과를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안 했던 것이 후회스럽다”고 덧붙였다.

5월 17일 나온 2차 부검 결과는 ‘압착에 의한 질식사’였다. 아들이 무엇인가에 눌려 사망했다는 것인데, 경찰은 A씨가 잠을 자다가 아들에게 다리를 올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아이가 우리나라 나이로 여섯 살이다. 설령 다리가 올라갔다고 해도 제 다리가 날씬한 편인데, 다리가 올라갔다 한들 다리를 쳐버리지 그냥”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체중 66㎏에 신장 170㎝ 정도로 자신의 체격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들의 등에 가로로 난 자국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자신의 다리보다는 훨씬 얇은 두께의 자국인데,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고씨는 2차 부검 결과가 나온 다음날 제주도로 떠났고, 일주일 후인 5월 25일부터 27일 오전까지 연락이 두절됐다. 고씨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 일부를 유기한 것으로 경찰이 판단하는 기간이다.

아들이 죽은 다음날 고씨의 태도 역시 정상적이지 않았다. A씨는 “아이 할머니한테 아이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직접 알리러 가는 2시간 동안 저는 슬픔 때문에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인데 (고씨는) 너무나 편안하게 차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데도 경찰은 지난달 2일 고씨를 불러 15분간 참고인 조사를 한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아들이 사망한 공간에 자신과 고씨밖에 없었는데 자신은 4회에 걸쳐 10시간 가량 조사를 한 반면, 고씨는 수사선상에서 거의 배제했다는 것이다. A씨는 경찰을 믿지 못해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고씨가 자신의 아들을 살해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온라인에서는 아들이 사망한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A씨와 고씨가 노래방에 간 것을 두고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A씨는 “전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할뻔했다고 주장하는 고유정이 걱정돼 병원을 데려갈 정도였다. 아이까지 잃었는데 혹시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고, 달래주기 위해 시끄러운 데를 찾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고씨가 지난 1일 체포된 이후 2일과 5일 두 번 면회를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2일 (고씨가) 저한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사건의 우발성이었고, 5일은 죽은 아이 이야기를 하면 갑자기 대화가 끊기고 혼자 생각하는 모습을 봤다. 내용은 모르지만 갑자기 메모를 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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