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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앞둔 시진핑,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 ‘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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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앞둔 시진핑,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 ‘이례적’

입력
2019.06.19 08:39
수정
2019.06.1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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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21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북한 평양의 한 선물매장에서 김정은, 시진핑 회동 기념우표를 보여주고 있다. 평양=APF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21일까지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북한 평양의 한 선물매장에서 김정은, 시진핑 회동 기념우표를 보여주고 있다. 평양=APF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을 하루 앞둔 19일 “중국은 조선(북한)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노력하여 지역의 항구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함께 작성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 대내용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기고를 통해서다. 북한이 다른 나라 지도자에게 지면을 내어준 것은 이례적이다. 양국의 전략적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방북에 앞서 북한 내부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중조(북중)친선을 계승하여 시대의 새로운 장을 아로새기자’라는 제목이 달린 글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동지의 초청에 따라 친선을 계승하여 새로운 장을 아로새기려는 아름다운 염원을 안고 곧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가방문하게 된다”고 직접 알리며 “이번 방문을 통하여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조선 동지들과 함께 중조 친선ㆍ협조 관계를 설계하고 전통적인 중조 친선의 새로운 장을 아로새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의 올바른 결단과 해당 각 측의 공동의 노력에 의하여 조선반도(한반도)에 평화와 대화의 대세가 형성되고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역사적 기회가 마련됨으로써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인정과 기대를 획득한 데 대하여 기쁘게 보고 있다”며 북한의 결단 덕에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맞바꾸는 협상이 시작됐음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조선 동지들과 함께 손잡고 노력하여 지역의 항구적인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을 함께 작성할 용의가 있다”는 말로 남ㆍ북ㆍ미 중심으로 전개돼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중국이 관여할 의사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의사소통과 대화, 조율과 협조를 강화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는 게 시 주석 말이다. 아울러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관철하며 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개선에 총력을 집중하여 조선이 사회주의 건설에서 새롭고 보다 큰 성과를 이룩하시는 것을 견결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북중이 처한 현실에 비춰서뿐만 아니라 북중 수교 70주년 등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에 이뤄지는 시 주석의 방북인 만큼, 북한 내부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구긴 체면을 회복하기 위한 방편으로서도 시 주석의 글을 직접 공개하는 형식을 북한이 선호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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