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의 세 번째 방중 당시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베이징=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양국 친선관계를 부쩍 강조하고 있다. 수교 70주년을 맞은 북중 관계가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더욱 공고해질 것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북중 정상 간 회동의 최대 현안은 한반도 정세 안정 관련 논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과의 이번 만남을 비핵화ㆍ평화체제 논의 재개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8일 김일성ㆍ김정일 집권 시기의 북중 친선관계 구축 노력을 전한 뒤 “조중 친선은 위대한 수령님들께서와 중국의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마련해 주신 억센 뿌리에 떠받들려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중 무역분쟁의 현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중국을 두둔했다.

이는 국빈을 맞는 의례적인 수사이겠지만 중국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의 성격도 강하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부닥친 데다 대북제재의 고삐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인도적 차원의 쌀ㆍ비료 제공이나 북한관광 활성화 등의 ‘선물 보따리’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한다. 유엔 제재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되 북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조치다. 이달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인 시 주석으로선 김 위원장의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성과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에 나서면서 경제 우선주의를 내세웠지만 북미 협상이 막히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적 지원은 규모와 상관없이 가뭄의 단비일 것이다. 원칙적으로 유엔 제재의 틀 내에서라면 북중 간 경제협력 확대가 문제될 건 없다. 어떠한 경우에라도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는 건 당위이기도 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에 안주하며 비핵화 의지를 의심받을 만한 조치를 취하거나 지금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외면할 경우 상황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북미 정상 간 ‘친서외교’가 재개됐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날 “시 주석의 방북에 한국 정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면서 이달 내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제 남은 건 김 위원장의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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