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북한 방문… 1박2일 실무형 회담 될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일정은 1박 2일로 과거 중국 국가주석의 방중 전례에 비해서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4차례 방중에 대한 답방 성격임에 비춰 짧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이는 정상회담 일정이 긴박하게 잡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자, 양국 모두 회담 형식보단 내용에 방점을 찍고 있단 뜻이기도 하다. 다만 중국 최고지도자로선 처음으로 ‘국빈방문’ 형태로 북한을 찾는 것이어서 짧은 일정이지만 북한이 최대의 예우를 갖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949년 10월 북중 외교관계 수립 이후,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시 주석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2005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평양을 찾았던 것이 가장 최근이고, 후 주석에 앞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도 2001년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했다. 양상쿤(楊尙昆) 주석은 1992년과 1988년 각각 4박 5일과 7박 8일 일정으로 방북했다.
1963년 9월 류샤오치(劉少奇) 주석은 무려 12박 13일간 북한에 머무르며, 평양뿐만 아니라 함흥ㆍ평남 등 지방 도시를 둘러봤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4차례 걸쳐 이뤄진 김 위원장의 방중 기간이 총 12일에 달하는 점, 시 주석의 방북이 김 위원장 공식 초청 1년 3개월 만에야 전격 성사된 점 등을 감안하면 일정은 더욱 짧게 느껴진다.
이는 시 주석의 방북 결정이 그만큼 급박하게 이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특히 북중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는 북중 매체의 보도가 미국 워싱턴DC 기준 17일 오전 7시에 이뤄졌다는 것을 감안할 때, 양국 모두 대치 상태에 있는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 목적으로 시 주석 방북 카드를 급하게 사용한 것이란 짐작이 가능하다.
실제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던 상황에서 양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함에 따라 교착 상태였던 미중 무역 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중앙방송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화 통화에서 “최근 한동안 중미 관계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는 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양측은 공동 인식에 따라 서로 존중하고 호혜 공영을 바탕으로 조화와 협력, 안정을 기조 하는 중미 관계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오사카 G20 정상회의 기간 회담을 해서 중미 관계 발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길 원한다”며 “경제 무역 문제에서 양측은 평등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관건은 서로의 합리적인 우려를 고려하는 것”이라 강조했다고 중국중앙방송은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둔 시점에서 통화가 이뤄져 양 정상간 통화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중국의 시 주석과 아주 좋은 전화통화를 가졌다”며 “우리는 다음 주 일본에서 열리는 G20에서 장시간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담에 앞서 양국의 팀이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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