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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시뮬레이터 기술 해외 유출 의혹에 당국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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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시뮬레이터 기술 해외 유출 의혹에 당국 “조사 중”

입력
2019.06.18 18:16
수정
2019.06.18 18:5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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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한전기술 “NAPS 프로그램은 유출 아니라 수출” 해명

원자력발전소 가상 훈련 시스템(시뮬레이터) 관련 국내 기술이 외국 기업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익명의 제보를 통해 제기됐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과 해당 기술 개발사인 한국전력기술은 의혹이 제기된 기술 중 일부는 유출된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나머지 관련 기술에 대해선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실제 기술 유출 여부와 제보 진위 등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원안위와 산업부는 지난달 원안위에 접수된 원전 기술 유출 제보를 근거로 국가정보원과 함께 한국형 원자로(APR1400) 시뮬레이터 관련 기술이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기업에 제공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5월 말 원자력 관련 기업의 퇴직자가 APR1400의 ‘시뮬레이터 관련 설계 기술’을 해외에 유출했다는 내용의 익명 제보가 접수됐다. 시뮬레이터는 일종의 ‘가상 원전’으로, 원전 운전원들이 현장에 투입되기 전 실전처럼 원전을 가동해보며 훈련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만들기 위해선 실제 원전을 모사하기 위한 설계 자료와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프로그램(NAPS)이 필요하다. 때문에 원자력 업계에선 제보자가 유출됐다고 주장한 기술이 NAPS나 APR1400 설계 자료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일부 언론은 이를 근거로 “한국형 원자로의 핵심 기술인 원전 설계 자료와 NAPS 프로그램이 미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자력통제기술원의 허가 없이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원자력 기술을 해외에 공급하려면 해당 기술이 핵무기 제조나 테러에 악용될 수 있는 ‘전략기술’에 해당하는지 원안위의 수출통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원안위는 이 심사 업무를 직할 기관인 통제기술원에 위탁하고 있다.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NAPS를 개발한 한전기술은 NAPS의 해외 공급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10월 한수원과 아랍에미리트원자력에너지공사(ENEC) 간 계약에 따라 UAE 바라카 원전의 시뮬레이터 유지보수를 위해 통제기술원의 심사를 받아 NAPS를 ENEC과 UAE 원전 운영사인 ‘나와(Nawah)’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후 나와는 시뮬레이터 업그레이드 담당 업체로 미국 기업 WSC를 선정했고, 이에 한전기술은 2018년 6월 통제기술원의 심사를 거쳐 NAPS를 WSC에 공급했다. 한전기술에 따르면 당시 통제기술원은 NAPS를 ‘비전략물자’로 판정했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계약 관계 때문에 규모를 밝히긴 어렵지만, 엄연히 계약금액도 존재하는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PR1400 설계 자료 유출 의혹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업체들과 업무 계약을 맺을 때 설계 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하는 걸 금지한다는 조건을 명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자료가 빠져 나갔다면 계약 위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부처들은 해당 사안을 조사 중이라면서도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사 협조 요청을 받았을 뿐, 원안위 소관 사안”이라며 “보안 시스템 문제가 아닌 개인적 일탈에 따른 자료 유출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허가 절차를 제대로 밟았는지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전략기술이 아니면 이 사안의 주무 부처는 산업부”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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