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아이돌 시장에는 새로운 2막, 아쉬운 이별, 또 하나의 시작이 공존했다.
지난 2012년 데뷔 러쉬가 있었던 만큼, 표준 계약서상 최대 기간인 7년째를 맞는 올해 상반기에 계약 만료 시점을 맞은 아이돌 그룹이 유독 많았다. 2019년에도 7년차 징크스는 유효했다. 첫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 이후 몇몇 아이돌 그룹은 계속 함께 하는 방향을 선택했고, 또 다른 아이돌 가수들은 각자의 길에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 전원 재계약 or 그룹 유지
올해 계약 만료를 앞두고 비투비는 지난해 일찌감치 재계약을 체결했고, 데뷔 동기 뉴이스트 또한 올해 2월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다섯 멤버 전원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황민현이 워너원 활동에서 복귀하고 다시 완전체가 된 뉴이스트는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4월 새 앨범 타이틀곡 '벳벳(BET BET)' 활동을 시작했고, 유의미한 성과도 거뒀다.
전원 재계약이 어려운 길인 만큼, 과반수 이상의 멤버가 현 소속사와 함께 하면서 그룹 유지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한 아이돌 그룹이 더 많다. AOA의 지민, 유나, 혜정, 설현, 찬미는 지난달 재계약을 공식화했고, 소속사를 떠나게 된 민아는 팀을 탈퇴했다. AOA는 재계약 이후 스웨덴 문화행사에 참석하는 등 여전히 팀으로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EXID 측은 5월 컴백에 앞서 솔지, LE, 혜린의 재계약, 하니, 정화와의 결별을 공지했다. 이를 전환기라고 표현한 만큼 EXID는 컴백 쇼케이스를 통해 입을 모아 "해체나 3인조 재편은 없다"고 강조했다. 빅스 측 또한 라비의 홀로서기를 알리며 "빅스 활동에 있어서는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라는 방침으로 완전체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 해체
그룹에 대한 애정을 잠시 뒤로 하고 각자의 행보에 나선 가수들도 있다. 7년차 중에는 B.A.P와 헬로비너스가 그 주인공이다. B.A.P는 지난해 방용국, 젤로에 이어 올해 2월 힘찬, 대현, 영재, 종업도 소속사를 떠나 해체했다. 헬로비너스 중에는 나라와 앨리스가 소속사와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으며, 남은 멤버들도 개인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8년차 보이프렌드 또한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 이후 멤버들의 자필 편지로 해체를 알렸다. 민우, 영민, 광민은 이후 유튜브를 개설, 동반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 차례의 재계약 또는 멤버 재편 이후 팀을 떠난 사례는 걸스데이와 나인뮤지스다. 나인뮤지스는 올해 2월 굿바이 신곡과 콘서트를 끝으로 해체한 뒤 경리만 현 소속사에 남았고, 걸스데이는 올해 계약 만료 시점을 맞아 소진이 눈컴퍼니, 유라가 어썸컴퍼니, 민아가 유본컴퍼니, 혜리가 신생기획사로 각각 향하면서 배우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비교적 짧은 활동을 마치고 해체를 공식화한 팀은 더 큰 아쉬움을 자아냈다. 프리스틴 측은 지난달 결경, 예하나, 성연을 제외한 멤버 7명의 계약 만료 및 팀 해체를 공식화했다. 이는 마지막 완전체 활동 이후 1년 9개월 만의 입장이자 오랜만의 근황이었다. 이에 팬들은 반발했지만, 프리스틴 측은 추가 입장이나 해명 없이 팀의 마지막을 냈다.
3년차 원포유, 허니스트, 4년차 코코소리 또한 올해 짧은 팀 활동을 마무리했다. 원포유의 해체와 관련해서는 불미스러운 스캔들 의혹도 제기됐으나 이는 정확하게는 확인되지 않았다. 허니스트 측은 멤버들의 의견 차이를 해체의 이유로 들면서 개인 활동을 예고했고, 코코소리 측은 멤버 코코와의 계약 갈등으로 해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세대 교체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만 '방탄소년단 남동생'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트와이스 여동생' ITZY(있지), '빅스 남동생' 베리베리, '마마무 남동생' 원어스, 원위, 'AOA 여동생' 체리블렛부터 주목할 만한 신예 에버글로우, 원팀(1TEAM) 등이 데뷔했다. 소속사의 미래를 대표하는 이들은 첫 앨범 활동부터 가요계에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바 있다.
기존 아이돌의 해체와 신예 아이돌의 데뷔는 자연스런 세대교체로 이어질 수 있다. 2012년 신인 데뷔 러쉬에 이어 2019년은 세대교체의 흐름이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경리의 계약 만료를 비롯해 기존 아이돌 가수들의 계약 현황은 여러 차례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하반기까지 이어질 아이돌씬 세대교체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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