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교육부 자료 분석
전국 사립대학 239곳이 저지른 역대 비위 건수가 최소 1,367건이고 회계부정과 횡령 등으로 대학 측이 챙긴 액수는 최소 2,6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교육부의 ‘사학 비리 현황’ 자료를 집계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단, 교육부와 감사원 등에 그간 적발된 비리 건수ㆍ액수를 대학 239곳이 임의로 제출한 자료여서 사립대학의 실제 비리 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추정된다. 박 의원은 “제대로 조사하면 비위 실태가 더 커질 수 있다”며 “고려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는 비위 건수와 액수를 모두 ‘0’으로 표기해 자료를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모 사립대는 감사원 감사에서 393억원에 달하는 수익용 임대보증금 임의사용 비위가 적발된 적이 있는데도 박 의원의 이번 조사에선 비위 사실이 없다고 허위 보고했다.
사립대학은 예산을 등록금과 국비로 충당한다. 자료를 제출한 4년제 사립대 167곳의 2018회계연도 전체 예산은 18조 7,015억원이었고, 이 중 등록금(53.1%)과 국비 지원액(15.3%) 비중이 68.4%에 달했다. 2년제 전문대학 126곳 역시 2017회계연도 예산 4조3,943억원 중 78%를 등록금과 국비에서 조달했다. 국가 재정과 학생ㆍ학부모의 돈이 비리 사학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는 뜻이다.
박 의원의 이번 자료 공개는 그가 얼마 전 주도한 사립유치원 비리 폭로의 2탄 격이다. 그는 17일 ‘사학혁신법’이라고 이름 붙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사학재단 비위 제보를 받아 사학 개혁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실제 사립유치원과 사립대학의 비위는 닮은꼴이다. A예술대 이사장의 자녀는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직원으로 채용된 이후 출근을 하지 않고도 급여 5,009만원을 받았다. B대학 이사장의 가족은 총장 관사를 실거래가보다 1억원 비싼 4억5,000만원에 구입해 부당 차익을 챙겼다. C예술대 총장은 학교 법인카드를 90번 부당 사용했고, 교직원들은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183번(1억 5,788만원) 긁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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