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 이유” 취재진에 통보

당내 “황교안에 섭섭한 말 들어”

한선교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당 사무총장직에서 돌연 물러난 배경을 놓고 종일 구구한 해석이 오르내렸다. 그가 설명한 대로 건강 문제 때문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황교안 대표와의 불화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한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저는 오늘 건강상의 이유로 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의 사퇴 사실은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가 끝나자마자 알려졌으며, 최고위원들도 미리 알지 못했을 정도로 갑작스러웠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 의원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 지난주부터 사무총장 사퇴의 뜻을 밝혔다”면서 “논의를 많이 했지만, 본인 뜻이 분명해 사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의 잇단 막말이 사퇴 원인이냐’는 질문에 황 대표는 “건강상 이유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 의원은 황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초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황 대표가 당 인사와 재정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자리를 원조 친박이자 성균관대 후배인 한 의원에게 준 것이 화제가 됐다. 그러나 한 의원은 설화를 몰고 다녔다. 지난달 한국당 사무처 직원에게 욕설을 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복도에 앉아 취재를 준비하는 기자들을 향해 “걸레질한다”고 막말해 홍역을 치렀다.

당 최고위 관계자는 “당직자가 사퇴하면서 통상 거론하는 ‘일신 상의 이유’가 아닌 ‘건강 상의 이유’를 언급한 것을 보면 한 의원의 건강에 정말로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원도 “한 의원이 몸이 좋지 않아 금주를 한 지 꽤 됐다”며 “장외 투쟁이 오래 이어지는 것을 버티기 어려웠지 싶다”고 했다.

황 대표와 한 의원의 불화설도 제기됐다. 다른 의원은 “한 의원이 막말과 관련해 황 대표에게 섭섭한 말을 들은 이후 당 회의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한 의원이 그런 이야기를 듣고 가만 있을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실제 최근 최고위 회의에 3, 4차례 불참했다.

한 의원이 당내 현안 논의에서 배제된 데 따른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가 지난달 사무처 직원에게 욕을 했을 때도 ‘당직자들이 한 의원에게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버럭 한 것’이라는 말이 돌았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