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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유병자보험 가입 90세까지"... 소비자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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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유병자보험 가입 90세까지"... 소비자는 "글쎄"

입력
2019.06.18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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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보사 유병자보험 상품과 가입가능 연령. 그래픽=박구원 기자
주요 손보사 유병자보험 상품과 가입가능 연령. 그래픽=박구원 기자

과거 병을 앓았더라도 간소화된 심사 과정을 거쳐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의 가입 연령 상한이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100세 시대‘라 불리는 고령사회에 발맞추고자 보험사들이 80대 노인에게도 보험 가입 문호를 속속 열고 있는 것이다. 고령 소비자에겐 의료 보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보험료가 비싸고 가입 후 1년가량은 완전한 보장을 받지 못하는 등 제약도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가입 연령 90세로 상향조정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유병자보험 상품의 가입 연령 상한을 종전 80세에서 90세로 올리는 조정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 3일 90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뉴간편플러스종합보험’을 출시했고, 메리츠화재도 같은 날 ‘더간편한건강보험’의 가입 가능 연령대를 높였다. DB손해보험은 17일 ‘참좋은간편건강보험’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했고, KB손해보험도 7월 중 종합건강을 보장하는 유병자보험의 가입 연령을 타사 상품에 맞출 계획이다.

유병자보험은 본래 ‘간편심사보험’으로 불린다. 기존 질병 보장 보험상품의 엄격한 심사 과정을 간소화한 상품이다. 보험사들은 만성질환을 앓는 유병자나 고령층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유병자보험’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보험사들이 앞다퉈 유병자보험의 가입 연령의 상한선을 올리는 것은 결국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는 현재 장기 인(人)보험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라며 “회사마다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 보장금액을 올리거나 범위를 늘리는 방식으로 새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입 후 1년은 보험금 깎여 

늘어나는 의료비 지출을 감당할 보험이 부족한 고령 소비자 입장에선 보험 가입 연령 확대는 기본적으로 보장 강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과거에도 유병자보험은 60세 이상이 보험사의 주요 고객층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하지만 고령 소비자가 뒤늦게 보험에 가입하려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가 자연히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 데다가, 유병자보험은 심사 절차가 간편한 대신 심사에서 걸러내지 못할 질병 발생 위험을 사전에 보험료에 책정하는 탓이다. 80대 남성이 일반 유병자보험 상품에 5년 만기 5년납으로 가입할 경우 월 납입금액은 20만원대까지 오른다. 이 때문에 고령 가입자들은 보장성 약화를 감수하고 특약을 줄여 보험료를 아끼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유병자보험 가입자는 가입 초기 일정 기간은 질병 진단을 받더라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일정 비율로 깎인 보험금을 지급 받는다. 고위험자가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가 설정한 조건인데, 통상 가입 후 90일 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고 1년 간은 할인된 보험금이 지급된다. 고령 가입자 입장에선 언제 질병이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보험료 부담을 감수하고 가입했는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보험은 고객들에게 익숙한 상품인 데다 비싼 보험료에도 불구하고 ‘없는 것보단 낫다’며 가입하는 수요가 분명히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가입 전 자신의 필요에 맞춰 보험료 수준과 보장 내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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