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때 황교안 법무장관에 항명했다 좌천
윤석열 검찰총장 재정자가 17일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자 소신이 뚜렷한 ‘강골검사’로 꼽힌다. ‘뼈 속까지 검사’라는 말이 그의 성품을 잘 표현하고 있지만 그런 소신으로 인해 검찰총장에 오르기까지 적잖은 굴곡을 경험해야 했다.

서울 출신의 윤 후보자는 충암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 23기로 검사에 임용됐다. 사법시험에 늦게 합격하는 바람에 대학 동기들에 비해 연수원 기수가 5기수 정도 아래가 됐다. 대학 재학 시절인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에 대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엄중한 정국 상황을 감안해 윤 후보자는 모의재판 이후 한 동안 도피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994년 검사에 임용된 뒤로는 줄곧 일선 수사 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다. 대구지검에서 초임을 시작한 그는 대전지검 논산지청장을 역임한 뒤 자원해 '특수통'의 길을 밟았다. 대구지검 특수부장을 시작으로 대검찰청 중수부 2과장과 1과장을 거친 뒤 검찰의 꽃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까지 연이어 맡았다.

그러나 윤 후보자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팀장을 맡으면서 시련을 겪어야 했다.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 간섭에 공개적으로 항명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그 해 10월 국정감사에 나와 검사장의 수사외압을 폭로하면서 “검찰 조직을 사랑하지만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항명 파동으로 윤 후보자는 이후 대구ㆍ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그러다 2016년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위해 출범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수사팀장으로 합류하면서 부활을 기회를 잡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국정농단 연루자들을 대거 사법 처리하면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고 이어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 후보자는 재임기간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ㆍ횡령ㆍ배임 사건,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사건, 삼성바이로로직스 분식 회계 사건 등 대형 수사를 도맡아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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