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17일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당의 비상식적 발목잡기 탓에 70일 넘게 공전돼 온 국회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사진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정상국회 만들자’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배우한 기자

결국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17일 임시국회 소집을 추진키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의식해 야 3당 소집 요구에 개별적으로 동참하기로 했다. 이로써 4월 7일 임시국회 종료 이후 70일 넘게 공전돼 온 식물국회가 정상화 계기를 맞게 됐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주장하는) 경제청문회는 국회 정상화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국회가 장기간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당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여권에 돌리며 공세를 이어갔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가 백 번 양보해 경제청문회를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추경안 심사를 하자고 제안했는데, 그것조차 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여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이런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여건 악화로 한국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속히 국회를 열어 추경안 등 산적한 민생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 여야 4당만의 국회 소집은 말로는 민생을 챙기겠다면서 정치 공세 성격이 강한 경제청문회를 등원 조건으로 내세운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

문제는 국회가 열려도 한국당 협조 없이는 입법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야 교섭단체가 의사일정을 합의 못 하면 본회의 개의가 사실상 불가능한데다 법안 통과의 최종 관문인 법사위원장도 한국당이 장악하고 있어서다. 당장 급한 추경안만 해도 예결특위 위원장이 한국당 몫이어서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회 파행 책임으로 국민의 48%가 한국당, 29%가 민주당을 꼽았다. 한국당은 더는 국회 정상화의 발목을 잡지 말고 등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회가 열리면 기획재정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경제 현안을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조차 장외투쟁 장기화에 따른 역풍을 우려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마지막 기회마저 걷어찬다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다. 여야 4당도 한국당이 속히 국회에 합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한국당 참여 없이는 추경안 처리 등 민생 대책에서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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