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갖춘 새인물… 홍남기ㆍ최종구ㆍ김동연 등 5~6명 물망
여당 “경제 모르면 정치 안돼… 여러모로 기재부 출신 선호”
내년 4월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ㆍ관계에선 고위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이 여당 후보로 대거 차출될 것이란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보수 색채가 강한 지역 출신으로 현 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역임한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여기엔 당 내 경제전문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불식시키면서 취약지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 출마자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전현직 경제관료 출신 인사는 대여섯명이다. 가장 유력한 인사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장수(長壽) 장관인 데다가 강원 강릉 출신이란 점이 여권의 환심을 사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그간 여당은 강원 지역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며 “강릉 출신인 최 위원장이 인지도나 신선도 측면에서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최 위원장 본인은 출마설에 대해 최근 “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느냐”며 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선 이미 그를 유력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춘천 출신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비슷한 이유로 총선 유력 후보로 꼽힌다. 지역 명문 춘천고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한 홍 부총리는 자유한국당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적격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본인은 부총리에 취임한 지 6개월밖에 안된 터라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관계에선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뒤 곧장 정계에 진출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전례를 거론하며 홍 부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 정부에서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을 역임한 이호승 기재부 1차관과 예산실장을 지낸 구윤철 기재부 2차관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각각 출신지인 광주와 대구에서 유력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다.
전직 경제관료 중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정치권으로부터 지속적인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문재인 정부에선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력이 있어 여야 불문 영입 1순위로 꼽힌다. 다만 김 전 부총리 본인은 총선에는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부총리와 호흡을 맞췄던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도 민주당 영입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경제관료는 전문성을 갖춘 정치 신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물난에 허덕이는 정치권에서 선호도가 높다. ‘고시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출신 지역에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이고, 예산ㆍ세제ㆍ경제정책 등 분야 출신이라면 더욱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금상첨화다. 특히 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관료들은 여당 입장에서 “현 정부에서 장차관까지 했으면 정권 덕을 본 것 아니냐”는 명분을 앞세워 출마를 설득하기도 수월하다. 여당 관계자는 “요즘 국회에선 ‘정치를 하려면 경제를 알아야 된다’는 인식이 강화돼 중진급 의원의 경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거치는 것을 필수 코스로 여길 정도”라며 “여러모로 경제관료 출신, 특히 재정통인 기재부 출신들이 영입 우선순위에 오르는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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