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체계 취약점 노출… 北어민 4명 중 일부 귀순의사 표명
15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지나 삼척 앞바다까지 쓸려온 북한 어선은 크기가 작아 군 감시망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상 방위체계의 취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군은 노후한 해상감시레이더 성능을 개량하고 감시요원을 확충해 경계작전을 보완하기로 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15일 오전 6시 50분쯤 북한 소형선박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한 결과 전반적인 해상ㆍ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해당 소형 목선은 일부 탐지가 제한되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보완대책을 강구해 확고한 경계 및 감시태세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어선 발견 후 동해안 경계를 맡은 부대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어선 발견 당시 동해상 파고(파도 높이)는 1.5∼2m였고, 북한 어선은 높이 1.3m, 폭 2.5m, 길이 10m였다. 합참 관계자는 “선박 높이가 파고보다 낮아 레이더 감시요원들이 파도로 인한 반사파로 인식했다”며 “당시 레이더 감시 요원들은 최선을 다했고, 특별한 근무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해안감시레이더의 수명주기가 수 년 지난 것으로 드러나 향후 개 장비 성능을 개선하고, 유사 사례를 요원들에게 교육해 재발을 방지하기로 했다. 추가로 감시 요원 확충 등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소형 목선이 기동하지 않고 해류 흐름에 따라 흘러내려오면 사실상 탐지가 쉽지 않다고 군은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의 소형 선박이 NLL 이남 해상에서 어민에 의해 발견된 건 2002년과 2009년 두 차례 있다. 다만 합참 관계자는 “(의도를 갖고) 어선이 우리 측 해상으로 들어오면 100%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어선 엔진이 작동하면 흔적이 남기 때문에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엔진이 꺼진 경우에 대비해 해안레이더 사각지대 및 음영지대를 최소화하도록 레이더 중첩구역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한편 해당 어선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4명은 관계 당국의 합동신문을 받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귀순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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