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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산간에 “웬 동물원”… 동물테마파크 사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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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산간에 “웬 동물원”… 동물테마파크 사업 논란

입력
2019.06.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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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17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동물테마파크 건설사업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17일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주민들이 제주도청 앞에서 동물테마파크 건설사업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한라산 중산간에 사자 호랑이 코끼리 등 500여마리의 동물을 사육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 건설사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동물테마파크가 들어서면 대규모 동물 사육 등으로 인한 지하수 오염과 환경파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건설사업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58만㎡ 부지에 사자 호랑이 곰 얼룩말 코끼리 등 약 20종 530여마리를 사육하고 관람하는 공간과 호텔, 글램핑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당초 2007년 기존 사업자가 개발사업 승인을 받았지만 재정난으로 인해 추진되지 못하다, 사업자가 대명그룹으로 바뀐 이후 2017년부터 사파리 형태의 동물테마파크로 재추진되고 있다. 현재 해당 사업은 인허가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된 상태이며, 제주도의 최종 사업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하지만 선흘2리 지역주민들이 사업 반대대책위원회을 구성해 거세게 반발하면서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선흘2리 지역주민들은 사업부지가 곶자왈과 람사르 습지 인근에 있어 지하수 오염 등 환경파괴와 동물학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선흘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포함해 7개의 오름과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 속에 있는 조용한 마을”이라며 “사육하는 동물 500여마리의 분뇨와 전염병을 막겠다는 이유로 막대한 부지에 소독제와 고독성 농약이 뿌려질 경우 지하수 오염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사업부지는 해발 350m 고지에 위치해 겨울이면 추위와 폭설로 고립되는 지역인데, 열대동물을 가두어 전시하는 것은 동물학대나 다름없다”며 “여기에 선흘리는 동식물의 생태통로이자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인데 열대동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주민 외에도 조천읍이장협의회가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이며,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 학생들도 손수 제작한 팻말을 들고 반대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은 전국적으로 동물테마파크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1만여명의 동의를 받아 지난달 24일 도와 제주도의회에 전달했다.

제주시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도 지난 14일 제주도청을 방문해 사업 승인절차 중단과 허위사실을 유포한 사업자의 고발 고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지역위원회는 “허위 사실이 적시된 조치결과는 원천 무효이며, 제주지사는 조건부 수용 전체 조건에 대한 조치결과를 허위로 작성한 동물테마파크 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행정과 도민을 농락한 사업자를 즉시 고발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자가 아직 사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며 “사업승인 신청이 제출되면 청원서 내용을 포함해 전반적인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청원서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는 등 미흡한 부분이 확인될 경우 재보완을 요구하는 등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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