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여성 공무원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이재현(59) 인천 서구청장이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지난 15일 오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혐의로 이 구청장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구청장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1월 11일 인천 서구 한 식당과 노래방에서 서구 기획예산실 직원들과 회식을 하다가 여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함께 춤을 출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이 구청장은 “노래방에서 남녀 모든 직원의 등을 두드려주며 포옹을 했고 그 과정에서 특히 고생이 많았던 몇몇 남녀 직원들 볼에 고마움을 표현했다”면서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서구발전협의회 등 3개 주민단체가 이 구청장을 강제추행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4명 이상으로 알려진 피해자들로부터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구청장 조사도 진행하지 못한 경찰은 결국 사건을 각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사건 송치 전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국선 변호인을 직권으로 지정하면서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후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구청장의 구체적 진술 내용이나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라며 “이 구청장과 피해자, 목격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혐의 유무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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