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학술조사서 수혈유구 58기
부산시 기념물 제42호인 노포동고분군(부산 금정구 노포동 142의 1ㆍ2) 일대에서 청동기~삼국시대 주거지와 무덤으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들이 대거 발견됐다.
부산박물관은 노포동고분군 일대에 대한 문화재 3차 시굴조사 결과 수혈유구 58기가 발견됐다고 17일 밝혔다.
수혈유구는 땅에 구덩이를 만든 자리를 뜻하는 것으로, 무덤이나 주거지 흔적이 이에 속한다. 지난달 시작된 3차 조사는 노포동고분군이 위치한 구릉 정상부와 그 아래 사면부에 대한 시굴조사로, 시굴갱에서 수혈유구를 확인했다.
발굴된 수혈유구는 평면 형태에 따라 방형계 수혈 22기, 원형계 수혈 16기, 기둥자리 17기, 구상유구(단면 ‘U’자상으로 수로 형태의 긴 구덩이) 3기 등 총 58기의 유구로 분류됐다.
조사구역은 해발 100m 안팎 고지대임에도 고분군 구릉의 능선을 따라 장방형 혹은 원형의 수혈유구와 기둥자리가 다수 분포했다. 100㎡ 내에 30기 이상의 유구가 확인돼 밀집도가 매우 높다.
장방형 수혈은 규모로 볼 때 무덤으로, 원형 수혈유구는 주거지로 각각 추정된다. 함께 확인된 다수의 기둥자리는 취락유적에서 흔히 보이는 굴립주 건물지(땅을 파서 기둥을 세우거나 박아 넣어서 만든 건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수혈유구뿐 아니라 삼한ㆍ삼국시대 와질제 화로형토기, 굽달린항아리 등 와질토기편, 도질제 항아리, 연질제 옹기 등 다량의 토기도 출토됐다. 청동기시대 무문토기 항아리와 미완성 석기, 갈돌 등도 나왔다.
노포동고분군은 1980년대 2차례, 2017년부터 1ㆍ2차 학술 발굴조사를 통해 부산지역 고대 국가 발생과 전개 과정을 밝혀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박물관 관계자는 “노포동고분군은 복천동고분군, 동래패총과 함께 부산의 가야사 복원 연구사업과 직접 연계돼 있다”면서 “앞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부산 지역의 초기 가야사 복원에 중요한 연구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박물관은 이날 오후 3시 노포동고분군 현장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조사 성과와 유적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부산박물관 관계자를 비롯한 시민 등 30여명이 참석해 이번에 발견된 유적 등을 둘러봤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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