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피격 ‘이란 책임론’ 거듭 주장… “미중 정상, G20서 만남 기회 가질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건 두 척 피격 사건’과 관련해 16일(현지시간) ‘이란 배후론’을 거듭 주장하면서도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미 폭스뉴스 방송의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유조선 피격 사태의 책임이 있다는 건 틀림없다면서 종전 입장을 다시 한번 재확인했으나, 곧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왔다”면서 “우리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항행의 자유’를 강조한 뒤 “미국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외교적인 것이든, 다른 것이든 필요한 모든 조치를 확실히 취할 것”이라고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이 이번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게 미국의 평가”라고 말한 바 있다. 바로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도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이란을 ‘테러 국가’로 지정하면서 이번 사건은 이란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즉각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모사드가 배후’라고 주장하며 거세게 반박, 양국 간 긴장이 또 다시 고조돼 왔다. 16일에도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은 “미국은 대이란 제재 완성을 위해 유조선을 공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하자고 우리에게 조언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는 발언을 내놓으며 대미 공격을 이어나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하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 제정 추진에 반대해 ‘잠정 중단’ 결정을 이끌어낸 대규모 시위 사태도 두 정상 간 논의 이슈에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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