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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의도에선]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다시 불 지피는 ‘제3지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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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의도에선]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다시 불 지피는 ‘제3지대론’

입력
2019.06.17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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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ㆍ한국당에 묻혀 존재감 미미…총선서 1석도 못 건질 수도

거대양당 비토 흡수하면 제3지대 승산 가능… 신당 정체성이 관건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오른쪽)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함께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손학규(왼쪽)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오른쪽)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함께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최근 원내 3당과 4당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의원들을 만나보면 두 당 간판으로 출마해봤자 총선 참패가 예상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자강론 같은 자존심만 세우다가는 당이 자연스럽게 공중분해 될 수 있다”(바른미래당), “지금 지지율만 보면 바른미래당이나 평화당이나 한 석 건지기도 힘들다”(평화당)는 한탄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6,7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바른미래당ㆍ평화당 지지율은 각각 2.5%, 0.3%에 불과했다. 사실상 존재감이 없는 수준이다.

[저작권 한국일보] 내년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투표할 정당 후보. 그래픽=강준구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 내년 총선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투표할 정당 후보. 그래픽=강준구 기자

바른미래당은 보궐선거 패배로 촉발된 국민의당ㆍ바른정당계 갈등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분출되며 회복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겉으론 ‘자강론’을 강조하며 총선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바른미래당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진 의원이 한둘이 아니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합치든, 헤쳐 모이든 해야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4ㆍ3 전북 전주시 시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한껏 고무됐던 평화당도 두 달 사이 존재감이 확 쪼그라들었다. 전남에 지역구를 둔 평화당 의원은 16일 “민주당에 대항하기 위해선 다른 간판이 필요하다는 지역 민심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평화당 의원들 가운데선 개인역량이나 인지도를 활용해 총선을 치러야 하고, 당명은 큰 도움이 안 된다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는 이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동안 주춤했던 ‘제3지대론’이 물밑에서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국회 파행 장기화로 거대 양당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것도 제3지대 신당론이 다시 자라나게 한 자양분이 됐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 양당을 거부하는 국민 정서가 광범위하게 존재해 이를 흡수하면 충분히 3당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승민(오른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오른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3당 실험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성공시켰던 만큼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이 좀 더 애착을 갖는 모습이다. 당대당 합당이 아니라, 제3지대에서 무소속까지 아우르는 신당을 만든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거론하는 중이다. 평화당 핵심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평화당으로 그대로 오는 건 쉽지 않다”며 “신당을 만들어야 바른미래당에서도 무소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총선 공천에 반발해 탈당하는 민주당ㆍ한국당 의원들까지 모인다면 50석 이상의 의원들이 뭉쳐 두 거대 정당에 필적하는 규모로 경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제3지대 신당이 성사되려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끌어 들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 바른정당계 지역구 의원 8명은 평화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제3지대 구축에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호남의 지역정당 성격을 갖는 평화당과 연대하는 것은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고, 햇볕정책 등 통일ㆍ안보 정책에서 입장이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또 애초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떨어져 나온 이들은 한국당의 보수 대통합 시나리오에 더 관심이 많다.

일각에선 유승민 의원을 제3지대 대표 주자로 내세워 영호남을 아우르는 전국 중도정당을 표방하면 성사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지도부 인사는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정체성 확립이 가장 중요한데, 보수색채가 진하면 결국 한국당에 흡수될 수 있어 중도개혁을 표방해야 한다”며 “유 의원의 경제철학이 진보적이라 결심만 한다면 충분히 당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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