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왼쪽)이 16일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 시상식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뒤 웃고 있다. 우치=연합뉴스

“골든볼 수상자는 한국의 이강인!”

16일(한국시간)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결승전이 끝난 폴란드 우치 스타디움은 골든볼 수상자가 발표되자 잠시 술렁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 주인공은 대체로 우승팀에서 나오지만 이번엔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렁임도 잠시, 시상식을 지켜보던 관중은 물론 우크라이나 선수들도 이강인(18ㆍ발렌시아)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누가 봐도 받을 자격은 충분했단 얘기다.

이날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대회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2골 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의 골든볼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고 한다. 이는 한국이 외교력을 발휘해 끌어온 상도 아니요, FIFA가 선심을 써 준우승 팀에 영광을 분배해준 건 더욱 아니다. 오롯이 이번 대회에서 이강인이 팀에 기여한 역할이 가장 크단 FIFA 기술연구그룹(TSGㆍTechnical Study Group)의 확고한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란 게 대회 관계자 설명이다.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FIFA 주관대회 골든볼 수상자는 개최지별로 배정된 TSG의 의견을 취합해 결정된다. 대체로 우승팀 주전골키퍼에 주어지는 골든글러브와 최다득점자에게 주어지는 골든부트 주인공을 가리는 건 어렵지 않지만, 골든볼 만큼은 대체로 각 구장마다 2명으로 구성된 TSG와 대회 TSG 총 책임자가 함께 논의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결승은 물론 4강에 오른 4팀까지 확대해도 이강인만큼 꾸준히,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가 없었단 게 골든볼 수상 요인인 것 같다”고 했다. 우승팀 우크라이나에서 어느 한 선수가 특출한 활약을 펼쳤다면 당연히 우크라이나 선수에게 돌아갔겠지만, 적어도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이강인이 낭중지추였단 얘기다.

실제 우크라이나에선 세르히 불레차(20ㆍ디나모 키예프)가 3골 2도움을 펼쳤지만 일찌감치 교체돼 나온 적이 많았고, 4골을 기록한 다닐로 시칸(18ㆍ마리우폴)도 조커 역할을 맡은 탓에 총 출전시간은 훨씬 더 적다. 한국과 결승전에서 동점ㆍ역전골을 터뜨린 블라디슬라프 슈프리아하(19ㆍ디나모 키예프) 활약도 이날뿐이었다.

이들보다 많은 공격포인트(6개)를 기록한 데다, 7경기를 통틀어 600분 이상 뛰며 팀을 이끈 이강인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스페인 명문 클럽 발렌시아 소속 유망주란 점도 평판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강인은 이날 골든볼 수상으로 2005년 네덜란드 대회 때 골든볼을 받은 리오넬 메시(32ㆍ바르셀로나)에 이어 18세의 나이로 골든볼을 받은 주인공이 됐으며, 16년 만에 아시아 출신 골든볼 수상자가 됐다.

우치(폴란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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