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지역박탈 변화 보고서 
 주거환경 비율 낙후 등 여전 
 서울·광역시·경기도는 상위권 
게티이미지뱅크

낙후한 주거환경 등 건강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자원의 결핍 수준을 2015년 인구통계를 바탕으로 측정한 결과, 광역시를 제외한 영호남 지역(전북ㆍ전남ㆍ경북ㆍ경남)이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국의 상대적 지역박탈 현황과 변화’ 보고서를 16일 공개했다. ‘지역박탈’이란 개인적, 사회적 자원을 측정해 지역별로 얼마나 부족한지를 비교해 나타낸 상대평가 점수다. 영국 등에서는 지역별 격차를 측정하고 예산배분에 참고하는 지표로 쓰이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의료 이용률 등을 측정해 수준이 떨어지는 지역에 알코올 판매점 설치를 규제하기도 했다.

보사연 연구진은 지역별 건강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의 지역박탈지수를 산출하면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여러 수치의 지역별 비율을 활용했다. 참고한 지표는 △일용직근로자 등 비율 △낙후한 주거환경 비율 △고졸 인구 비율 △자동차 미소유 가구 비율 △이혼ㆍ사별 가구 비율 △1인가구 비율 △여성 가구주 비율 △노인 비율 △아파트 비거주(주택 거주) 비율 등이다.

지역박탈 수준을 5분위로 나눠 시군구별 분포를 조사한 결과, 서울을 비롯한 광역시와 경기도는 시군구 상당수가 지역박탈이 덜한 1, 2분위에 집중돼 있었다. 특히 경기도는 1분위(24곳)과 2분위(10곳) 합계가 34곳에 이르렀다. 서울(15곳) 부산(9곳) 대구(5곳) 인천(6곳) 광주(4곳) 대전(4곳) 울산(5곳) 등 대도시일수록 1ㆍ2분위가 많았다. 이들 지역에선 지역박탈 수준이 가장 나쁜 5분위에 속한 시군구가 전혀 없었다.

반면 전북(9곳)과 전남(15곳) 경북(12곳) 경남(9곳)은 상대적으로 많은 시군구가 5분위에 속해 있었다. 특히 전북(60%)과 전남(68%) 경북(50%)는 소속 시군구의 절반 이상이 5분위였다. 경남은 시군구의 22%가 1분위였지만 5분위 역시 40%에 달해, 지역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박탈을 측정한 기준 가운데 ‘낙후한 주거환경 비율’을 살펴보니, 역시 전북(9곳) 전남(12곳) 경북(11곳) 경남(7곳) 지역의 시군구가 다수 5분위에 속했다. 보고서는 이들 지역이 깨끗한 물과 음식, 위생을 위한 인간의 생활과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요소조차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풀이했다.

전국적 지역박탈 수준은 2010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그 이외 지역의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보사연은 보고서에서 “영국은 박탈 수준이 높은 상위 20% 지역을 스피어헤드그룹(Spearhead groupㆍ선봉그룹)으로 지정하고 건강불평등 해소와 지역건강 증진을 위한 사업 수행에 특별예산을 교부하기도 했다”면서 “지역박탈지수를 지방자치단체 자원배분을 위한 근거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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