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시민단체응원 펼쳐… 1만2,000여명 함성
정정용 감독의 고향 대구도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과 함께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16일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파크는 한국 대 우크라니아 결승전을 함께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 1만 2,000여 명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3-1로 아쉽게 우승은 놓쳤지만, 경기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고 목놓아 외쳤다.
경기 시작 전부터 파도타기와 응원가 등으로 응원 열기를 달구던 시민들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터진 이강인 선수의 선제골에 환호를 지르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전반 33분에 동점골을 허용한 순간에는 “괜찮아, 괜찮아” 위로의 응원이 가득 찼다.
전날 오후7시30분 펼쳐진 대구FCvs강원 경기부터 시민단체응원전까지 연이어 응원을 펼친 박은지(35ㆍ대구 달성군)씨는 “대구 출신 선수와 감독들의 활약에 뿌듯했다”며 “이번 경기를 계기로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후반부에는 역전을 바라는 응원으로 더욱 뜨거워졌다. 3-1로 패배의 색이 짙어졌지만, 응원은 끊이지 않았다. 골 찬스로 가득했지만 결정적으로 골로 연결시키지 못한 후반부에 아쉬움은 남지만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4강에 진출한 데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만큼 값지다는 평이다.
친구들과 함께 DGB파크를 찾은 김재수(28ㆍ대구 동구)씨는 “아쉬운 순간들이 많지만 태극전사들이 너무 멋지게 잘 싸워줬다”며 “한국축구의 미래가 기대 된다”고 말했다.
정정용 감독의 모교인 청구중‧고와 경일대에서도 단체 응원을 펼쳤다. 정정용 감독이 1988년 입학해 1993년 졸업까지 선수로 활동한 경일대에서는 월드컵 결승 진출이 확정된 지난 20일 재학생 1,000여 명에게 점심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정 선배가 쏜다’ 깜짝 이벤트에 이어, 결승전인 오늘은 교내 구내식당에서 단체 응원전을 펼쳤다. 단체 티셔츠를 입고 오후 11시부터 속속 구내식당에 모이기 시작한 학생들은 기말고사 시험기간의 걱정도 잠시 내려놓은 채 응원 삼매경에 빠졌다. 경일대 학생들은 “팀을 잘 이끌어준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구중ㆍ고등학생 300여 명과 동문 100여 명은 DGB대구은행파크에 모여 선배의 활약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정 감독은 청구중 30회, 청구고 22회로 졸업했다.
청구고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는 최지훈(17)군은 “모두 함께 모여 응원하니 준우승이 더 크고 값지게 다가오는 것 같다”며 “선배님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7기 청구고 졸업생 권오형(46)씨는 “좋은 일로 오랜만에 선후배가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한국U-20 대표님과 정정용 선배의 앞으로의 행보도 응원 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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