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경기 용인시 공세동에 지으려던 제2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2년여간의 설득에도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용인시에 ‘용인 공세 도시첨단산업단지 건립 추진 중단’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고 공세동 데이터센터를 건립하지 않겠다고 전했다고 14일 밝혔다. 예정됐던 데이터센터는 부지 기준 약 13만2,230㎡(4만평) 규모로, 투자 금액만 5,400억원에 달한다. 이곳은 2011년 타 사업자가 실버타운을 조성하려다 주민 반발로 무산된 부지로, 네이버가 2017년 매입했다.
네이버는 강원 춘천시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에 이어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용인시에 짓겠다는 계획을 2017년 발표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부지 인근 대주피오레아파트 주민들은 △데이터센터 열을 식히기 위해 투입되는 냉각수 상당량이 공기 중으로 유입돼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인근 발전소로부터 특고압 송전로를 통해 엄청난 양의 전력을 공급받아 전자파 우려가 있으며 △주기적으로 디젤 발전기를 시험 가동해 매연을 발생시킨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네이버의 데이터센터를 저지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비상대책위를 만들어 용인시에 건립 취소를 요청하고 11월에는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냉각수는 일반 수돗물이며 보통 도시 건물들도 운영하는 냉각탑에서 쓰는 물과 같고 △춘천 데이터센터 전자파 측정 결과 전자레인지나 인덕션보다 낮은 1밀리가우스(mG) 수준으로 측정됐으며, 특고압 선로의 전자파도 전문 연구 기관에서 문제 없는 수준임을 확인했고 △디젤 발전기 정기 검사는 매월 10~15분 가량으로, 매연저감장치(DPF)를 적용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올해 5월 공세동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지만, 거센 반발로 행사가 중단되는 등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근 클라우드 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데이터량 폭증으로 제2데이터센터가 꼭 필요해진 네이버는 현재 다른 부지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지 매입 등에 들어간 투자비 회수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네이버 측은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 운영되고 있는 50여개 이상의 데이터센터 중 주거시설이나 초등학교와 인접한 곳이 18개, 센터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곳도 7개에 달한다”며 “데이터센터는 혐오시설과 거리가 먼데, 지역 주민들의 오해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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